UPDATED. 2024-03-29 21:33 (금)
'네발 달린 치료사'…동물매개심리치료 각광
'네발 달린 치료사'…동물매개심리치료 각광
  •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승인 2015.06.23 10:5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물을 매개로 해 사회적·심리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치료하는 동물매개심리치료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치유 질환은 우울증, 치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매우 다양하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동물이 등장하는 영화들을 보면 동물과 사람이 사람과 사람 이상으로 교감하고 우정을 쌓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동물들은 때론 특정 병을 앓는 환자에게 약물 처치 없이 질병을 치료해 주는 보완대체요법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동물을 매개로 해 사회적·심리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치료하는 동물매개심리치료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치유의 대상은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에서부터 장애인, 치매 노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환자까지 매우 다양하다. 개, 고양이, 말, 새, 돌고래 등이 심리치료 도우미 동물로 나서고 있다.

최초의 동물매개치료는 9세기쯤 벨기에에서 장애인들의 치료에 동물이 이용됐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후 현대적이고 체계적인 치료 프로그램은 1962년 미국의 소아정신과 전문의 보리스 레빈슨이 자신의 애견 '징글'을 치료견으로 활용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던 아동들이 개와 놀면서 치료 없이 회복 하는 것을 발견했고, 연구를 통해 동물을 통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는 우울증, 간질환, 심근경색, 협심증, 대인기피증, 자폐증 등 많은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독일의 한 대안학교에서는 말썽을 일으킨 학생들에게 체벌 대신 '어린이 농장에서 놀기'라는 색다른 벌을 준다고 한다. 친구와 싸운 아이는 체벌 대신 이곳에서 화가 풀릴 때까지 조랑말, 돼지, 토끼, 오리, 병아리, 족제비 등 동물들과 함께 놀아야 하는 벌을 받는다.

국내에서는 1990년 한국동물병원협회가 주도한 '동물은 내친구' 활동을 계기로 반려동물매개치료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중반에는 한국동물매개치료복지협회와 한국동물병원협회 등이 인천에 있는 보육원 등에서 동물매개치료를 진행했다.

이후 1994년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가 설립되고, 이어 삼성재활승마단과 삼성치료도우미견센터가 발족하는 등 대기업 차원에서 동물을 이용한 재활치료 및 심리상담이 진행돼 왔다.

현재는 임상심리, 상담심리, 자연치유분야의 대학원에서 동물매개치료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동물매개예술치료(이담북스)'라는 서적을 통해 미술치료분야에 반려동물을 활용하는 기법을 소개한 임세라 임상심리학 박사(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를 통해 동물매개심리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임세라 임상심리학 박사.© News1

-동물매개치료란 무엇인가?

▶동물매개치료(Animal Assisted Therapy:AAT)란 치료도우미 동물을 매개로 하여 동물매개심리상담사가 내담자(상담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와 동물이 상호작용을 하는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내담자의 정서적인 안정과 심리적인 안정, 신체적인 발달을 촉진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그 효과를 평가하는 보완·대체의학 영역이다.

동물들은 이미 수천 년 동안 여러 환경에서 내담자의 치료 목적으로 이용되어 왔었는데, 최근에 미국 소아정신과 전문의 레빈슨 박사가 자신의 진료 대기실에서 개와 놀던 아이가 치료받지 않고 저절로 회복하는 것을 보고 전문 치료법으로 응용했다고 한다. 그 후 학계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고,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1987년에 동물매개치료법을 공식 치료법으로 인정해 현재 미국 내 병원 600여 곳에서 동물매개치료를 하고 있다.

-일반적인 심리상담·치료(기법)와 차이점과 장점은 무엇인지?

▶전통적인 상담기법에서는 언어적 상담, 즉 내담자의 언어 분석을 통해 내담자의 사고와·감정·행동의 연관성을 알려주는 것으로 상담을 이어 나가는데, 동물을 매개로 한 상담은 언어적 상담의 한계점을 보완해주는 세 가지 정도의 특징이 있다.

첫째, 성공적인 심리치료환경을 위해서는 대상자와 심리상담사의 관계형성이 중요한데, 동물을 매개로 하는 심리상담과 치료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이 있고 또한 따뜻한 체온이 있는 치료도우미 동물이 치료 대상자와의 직접적인 친밀감뿐만 아니라, 동물매개심리상담사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내담자간의 관계형성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 동물매개치료는 생명이 있고 따뜻한 체온과 감정을 갖고 있는 동물과의 생활이나 상호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내담자가 동물을 잘 보살피고 애정을 갖는 만큼 동물은 내담자를 잘 따르고 재롱도 부리며 내담자와의 감정교류가 가능하게 된다. 그러므로 동물매개치료는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효과가 매우 크고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 매개동물과의 상호작용과 보살핌, 접촉을 통해 동료의식과 생명존중, 공동체의식을 갖게 되어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회화를 촉진할 수 있다.

셋째, 동물은 사람들에 대해 성별이나, 생활수준, 외모나 장애 등에 관계없이 비판적이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항상 타고난 모습 그대로 순수함을 유지한다. 내담자들은 이런 동물과의 관계를 통해 상실되어 가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고, 이런 동물의 행동과 반응에 적응해가면서 바람직한 대인관계 방법과 사회성, 그리고 조건 없는 사랑과 친화성을 배우게 된다.

-(동물 매개치료는) 심리치료 대상자 중 어떤 경우에 더 효과적인가?

▶동물매개치료는 관절염처럼 신체 기능 장애가 있거나 자폐증 같은 발달장애,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 등에게 좀 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편마비 환자에게는 치료도우미견의 목줄을 끌게 하거나 과자를 주게 하고, 쓰다듬게 하여 소근육과 대근육의 재활에 도움을 줄 수가 있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잘 안되는 자폐증 내담자에게는 동물을 만지고 보듬어 친밀감을 느끼고 감정을 표현하거나 동물매개심리상담사와 치료도우미 동물의 활동을 모방하도록 하여 자폐증의 특징인 상동증(어떤 특정한 행위를 장시간에 걸쳐서 반복 지속하는 증세)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 치매 노인에게는 동물의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게 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실어증(aphasia) 내담자의 경우엔 치료견의 신체 부위 이름을 부르거나 치료도우미견의 털을 입으로 부는 등의 행동을 통해 안면근육의 운동이 증가되고 언어구사력이 향상될 수가 있다.

이밖에 정신질환을 가진 입원 내담자들의 경우 활동견이 참여한 동물매개치료를 받은 경우와 치료 레크레이션에 참여한 경우로 나누어 그 효과를 비교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동물매개치료에 참여한 그룹이 치료 레크레이션에 참여한 경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동물매개치료 수준은?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 경 한국동물병원협회가 주도한 '동물은 내친구' 활동이 동기가 되어 반려동물매개치료 활동이 시작되었다. 1994년엔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가 설립되었고, 이후 삼성재활승마단 및 삼성치료도우미견센터가 발족되는 등 대기업 차원에서 동물을 이용한 재활치료 및 심리상담이 활발히 진행됐다.

현재는 임상심리, 상담심리, 자연치유분야의 대학원에서 동물매개치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술치료분야에 반려동물을 활용하는 기법이 소개되기도 했다.

-동물매개치료를 수행하려면 어떤 종류의 교육이 필요한지?

▶동물매개치료를 위해서는 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 심리학개론, 성격심리학, 이상심리학, 집단상담 등의 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임상심리학이나 상담심리학분야에서 전문적인 동물매개치료를 다루는 학과는 없다. 이는 임상과 상담 분야에서는 다양한 매체(미술, 음악, 드라마, 놀이 등)를 통해 내담자에게 알맞은 상담을 적용해야 하고, 동물이라는 살아있는 생명체에 대한 지식을 겸비해야 하는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 및 일본 등에서는 임상심리학자와 동물학자가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동물매개치료 현장에서는 심리학자와 동물학자들이 함께 상담하고 있다.

또한 최근 한국반려동물관리협회에서 동물매개심리상담사 민간자격취득과정도 개설해 시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희원 2021-04-05 10:58:28
학교에서 탐구활동 보고서를 작성 하는데 이 글을 좀 참고 하고 싶어서 댓글 남겨요! 출처늠 당연히 남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