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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스쿨] ADHD 앓던 하쿠의 '놀라운 변화'
[펫스쿨] ADHD 앓던 하쿠의 '놀라운 변화'
  • (서울=뉴스1) 라이프팀
  • 승인 2016.01.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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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를 앓아 행동수정 교육을 받은 하쿠의 모습. © News1

(서울=뉴스1) 라이프팀 = 2년 전 별명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인 하쿠(3·포메라니안·수컷)의 보호자가 상담을 신청해왔다. 별명에서 눈치 챌 수 있듯 하쿠의 행동은 ADHD 환자처럼 부산스러웠다.

보호자 말에 따르면 하쿠는 지나치게 짖을 뿐만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다리를 들고 영역을 표시했다. 게다가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곤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고 했다. 보호자는 이런 행동을 보인 지 벌써 2년이 됐다며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람의 경우 ADHD 판정을 받으면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치료, 학습치료, 놀이치료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병행한다. 약물치료만 받으면 투약 중 80% 가량 증세가 호전된다.

하지만 개는 다르다. 특히 한국에 사는 개는 더욱 그렇다. 미국에선 개의 ADHD에 대한 증상과 치료법 등을 다룬 수의학적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또한 이 자료들을 토대로 약물치료와 행동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엔 자료조차 없다. 개가 ADHD라는 병을 앓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하쿠 보호자도 ADHD라는 병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다. 하쿠 보호자는 중학교 선생님인 터라 누구보다도 ADHD에 대한 정보가 많았다. 하지만 하쿠가 이런 행동을 2년 동안 보였음에도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 방법도 몰랐고, 하쿠만 붙잡고 있을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하쿠의 행동을 고치려면 행동심리학을 기반으로 행동수정 및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보호자와 상담이 끝난 뒤 바로 하쿠의 행동을 관찰했다. 하쿠는 10분 동안 33회나 영역표시를 했다. 아무리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도 비정상적인 횟수였다. 그리고 잘 때와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곤 계속 서성거릴 뿐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지 않았다. 간식을 주려고 하면 발을 동동 구르며 짖기도 하고 어쩔 줄을 몰라 했다.



◇ 하쿠를 위한 '클리커 교육'

하쿠에게 실시한 건 '클리커 교육'이다. 클리커 교육은 바람직한 행동을 하거나 보호자가 의도하는 일을 했을 때 보상을 해주며 행동을 수정해 나가는 교육법을 말한다.

먼저 신문지를 깔아놓고 하쿠가 신문지 위에 영역표시를 할 때 보상(장난감, 주인의 스킨십, 간식 등)을 해줬다. 또 이동장이나 하쿠의 집처럼 협소한 공간에 들어갔을 때도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인식을 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작은 공간에 들어가게 되면 움직임이 덜하기 때문에 침착하고 차분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이동장 안에선 짖는 행동도 잦아들어 보상 받는 횟수도 많아졌다. 하지만 짖을 땐 다가가지 않고 관심을 끄고 무시해야 한다. 이를 '보상학습'이라고 하는데, 반려견들에게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반복을 통해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

행동 수정이 들어간 지 3개월이 지나자 하쿠는 화장실에 깔린 신문지에 정확하게 볼일을 봤다. 하지만 여전히 움직임은 부산스러웠다.

자세히 보니 어떤 행동을 보였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된 하쿠는 일부러 더 많은 보상을 받으려고 적은 양으로 자주 볼일을 보는 듯 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다.

아침에 많은 양의 소변을 보았을 때만 많은 치즈를 주기로 한 것. 그렇게 3일이 지나자 그런 행동이 3분의 1로 줄었다. 그 후 하쿠는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만 화장실 신문지에 볼일을 보게 됐다. 뿐만 아니라 간식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거나 짖지도 않았다.

사람뿐만 아니라 개의 ADHD도 관리돼야 한다. 하쿠는 지나치게 짖는 행동, 시도 때도 없이 아무 데나 영역표시를 하는 행동, 계속해서 움직이는 행동 등의 문제행동을 보였다.

ADHD에 걸린 개의 증상은 다양하다. 증상과 정도에 맞는 적절한 교육을 해야 한다. 때문에 개의 행동학과 심리학을 공부한 전문가에게 꼭 조언을 구해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보호자와 반려견이 함께 호흡을 맞춰 행동수정을 한다면 개의 ADHD도 충분히 고칠 수 있다.

동물행동심리학자 한준우 씨티컬리지 애완동물학부 교수(사단법인 WITH 회장, 네발달린 친구들 클리커 학교 대표)

한준우 동물행동심리 전문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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