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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수의대 연구팀, 반려견 '인지장애증후군' 규명
건국대 수의대 연구팀, 반려견 '인지장애증후군' 규명
  •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승인 2016.02.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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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명 교수.(사진 건국대 제공)© News1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개들도 사람처럼 '치매'를 앓는 노령견들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조기진단 필요성이 제기됐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내과학교실 박희명 교수 연구팀은 12일 "한국 사회에서도 고령의 반려견 증가에 따라 사람의 치매와 유사하게 뇌의 퇴행성 변화로 인식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인지장애증후군'(Congnitive Dysfunction Syndrome)이 늘어나고 있다"며 임상 사례를 공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중성화 암컷 반려견(16)이 보호자에 대한 인지감소와 다른 곳에서의 배변·배뇨, 보행시 균형을 잡지 못하는 증상으로 건국대학교 동물병원에 내원했다.

이 반려견은 1년 전부터 시작된 인지 및 행동의 장애가 한 달 사이 악화돼 인지장애 설문평가에서 심각한 인지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3점·최소점수 10점, 최대점수 41점)

인지장애 설문평가 점수와 뇌의 병리학적 변화의 비례성은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인지장애증후군 반려견에 대한 자기공명검사(MRI) 결과 뇌 위축 소견에 해당하는 뇌의 지주막하공간의 확장, 뇌실의 상대적 크기 증가, 시상간교 길이의 감소가 발견됐다.

인지장애증후군 반려견의 MRI 영상. (A)시상단면에서의 지주막하 공간의 확장, (B)단축단면에서 뇌실의 상대적 크기 증가, (C)단축단면에서 시상간교 간격의 감소가 관찰된다.(이안동물영상센터 자료제공)© News1

박희명 교수는 "인지장애 점수와 MRI 검사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람의 치매 증상과 유사한 뇌 위축으로 유발된 개의 인식장애증후군으로 진단됐다"고 밝혔다.

이에 의료진은 카테콜라민 기능을 향상시키고 활성산소(free radical)의 생성을 감소시켜 인지능력을 증진시켜주는 약물과 항산화기능을 가진 약물을 처방했지만 내원 3주 후 이 반려견은 자연사했다.

뇌의 일부 조직검사 결과 해마(Hippocampus) 부분에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포내에 축적되는 노화색소인 '리포푸신'(Lipofuscin·지방갈색소)이 침착된 것을 확인했다.

리포푸신의 침착은 국내 반려동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으며, 해외 연구에 따르면 뇌조직의 손상과 행동학적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1년 미국에서 180마리의 건강한 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11~12세 개의 약 28%가 한 가지 이상의 인지장애가 발견됐으며, 15~16세 개에서는 68% 이상이 2가지 이상의 인지장애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도 노령견이 늘어남에 따라 인지장애에 대한 평가가 지역동물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조기 진단을 통한 약물적, 영양학적, 환경적 치료가 동물복지 측면에서 조기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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