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6:08 (금)
[펫스쿨] 낯선 손님 보면 물어 버리는 에나와 랑이②
[펫스쿨] 낯선 손님 보면 물어 버리는 에나와 랑이②
  • (서울=뉴스1) 라이프팀
  • 승인 2016.02.2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호자와 함께 교육을 받고 있는 랑이(왼쪽)와 에나. © News1

지난주 '낯선 손님 보면 물어 버리는 에나와 랑이' 1편을 통해 에나와 랑이의 문제행동을 알아봤다. 유기견이었던 에나(3·수컷·슈나우저)는 배변 문제, 짖는 행동, 집안을 어지럽히는 행동을 고친 후 제주도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입양됐다. 하지만 그곳엔 손님을 무는 문제 행동을 가진 랑이(5·수컷·닥스훈트)가 있었다.

에나와 랑이가 잘 지내던 것도 잠시, 랑이는 손님을 무는 문제 행동을 계속 했고 결국 에나마저 랑이의 행동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이런 에나와 랑이에게 교육을 했다.

먼저 처음 본 낯선 사람에게 거친 환영인사를 하는 랑이에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동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 아무리 짖어도 효과가 없다는 걸 직접 보여줬다.

그러자 랑이는 금세 '저 사람 뭐야'라는 표정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웃음이 나왔지만 참고 눈인사를 했다.

랑이가 낯선 사람을 보고 미친 듯이 짖어대는 행동은 본능적으로 학습된 것이다. 랑이가 짖으면 사람들이 반사적으로 피하는 행동을 보였고, 랑이는 '내가 짖으면 사람들이 피하는 구나'라는 학습을 하게 된 것이다.

랑이의 이런 행동을 고치기 위해 눈이 마주칠 때마다 클리커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랑이가 교육에 적응을 할 때쯤 옆에 있던 에나가 눈을 맞췄다. 이를 자발적 회복이라고 하는데, 에나는 과거 클리커 트레이닝을 받은 경험이 있어 이를 본능적으로 기억해낸 것이다.

낯선 사람과 눈인사를 하며 간식을 받아먹고 꼬리를 흔드는 랑이와 에나를 본 보호자는 연신 감탄했다. 손님들에게 간식을 받아먹었던 경험이 있어 교육이 좀 더 빠르게 진행돼 바로 다음단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저녁이 되자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손님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에나와 랑이에게 간식을 줄 것을 요청했다. 물론 두 명의 손님에겐 격하게 짖어댔지만 세 번째 손님부턴 효과가 나타났다. 얌전하게 앉아서 기다리기 시작한 것. 대단히 빠른 발전이었다.



다음날엔 보호자에게 반려견 교육법과 관리 방법 등을 가르치는 리더십 교육을 실시했다. 리더십 교육이란 반려견 보호자가 한 가정의 엄마, 아빠의 입장이 되어 반려견을 이해하고 배려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또한 보호자는 반려견이 바람직한 행동을 하면 '클릭' 후 보상을 하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

클리커 교육을 받은 반려견은 보상 받은 행동을 기억하고 반복한다. 에나와 랑이도 마찬가지였다. 엄마 말을 들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걸 인식했고, 엄마의 의도를 알아내려고 했다.

이때 미리 녹음해둔 자극이 될 만한 소리(아이들이 떠드는 소리, 뛰어 다니는 소리, 요란한 소리 등)를 아주 작은 소리부터 들려줬다. 처음부터 자극이 될 정도의 큰 소리를 들려주면 문제행동이 바로 표출된다. 따라서 항상 이겨낼 만큼의 자극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음날 아침 에나와 랑이를 준비시켰다. 아이들이 나타나면 좋은 일이 생긴 다는 걸 인지시켜줄 차례였다. 아이들과의 만남을 대비했기 때문에 순조롭게 교육이 끝났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000만 시대에선 보호자의 교육이 절실하다. 개는 그들만의 공간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으면 사람에게 달려들지 않는다.

반려견들은 기다려주기만 하면 알아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조금만 더 반려견들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기다려보자.

동물행동심리학자 한준우 씨티컬리지 애완동물학부 교수(사단법인 WITH 회장, 네발달린 친구들 클리커 학교 대표)

한준우 동물행동심리 전문가.© News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