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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하이디'가 풀어놓은 '동물 이야기보따리'
걸그룹 '하이디'가 풀어놓은 '동물 이야기보따리'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6.02.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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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하이디'(왼쪽부터 하양,바니,세연,엣지)와 반려묘 '심쿵이'.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요크셔테리어, 몰티즈, 시추, 셰퍼드, 토이푸들…. 올해로 스물두살이 된 여성이 키운 반려견들이란다. 게다가 개만 키워본 게 아니다. 고양이, 토끼, 앵무새까지. 그야말로 동물농장이 따로 없다. 신인 걸그룹 '하이디'(엣지, 세연, 바니, 하양)의 메인보컬 세연의 이야기다.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애견카페 '바로나도'에서 걸그룹 하이디를 만났다. 맴버들 모두 동물을 좋아한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그녀들에게 직접 들어본 이야기는 그 이상이었다. 그녀들에겐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는 '동물 이야기보따리'가 있었다.

하이디는 지난달 데뷔한 따끈따끈한 신인이다. 데뷔 앨범 '달라'(Dollar)는 이성의 경제력을 중시하는 현 실태를 꼬집어 호응을 얻고 있다.

노래도 노래지만 그룹 이름도 남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떠오르는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높은 곳을 지향하는 여성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하이 레이디'(High Lady)의 줄임말이다.

그룹 이름도, 앨범 콘셉트도 당당하고 거칠 것 없는 여성상을 떠오르게 하지만 실제로 만난 그녀들은 동물 앞에서 한없이 여린 소녀들이었다.

하이디 멤버들은 모두 동물들과의 깊은 추억을 갖고 있다. 특히 세연은 지금도 개 1마리·고양이 6마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아빠, 엄마, 여동생까지 한집에서 생활하는 터라 집은 언제나 바글바글하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한두 마리의 동물을 키우긴 했어요. 9년 전 쯤 개 1마리와 고양이 2마리를 입양하면서 가족이 많아지게 됐죠. 고양이들이 새끼를 계속 낳아 순식간에 수가 늘어났어요. '콜라'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는 지난해 주인 없이 길거리를 떠도는 게 안쓰러워 데리고 왔어요."

세연과 고교동창이기도 한 멤버 바니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학창시절 세연이 집에 자주 놀러갔어요. 갈 때마다 동물원에 간 느낌을 받았죠. 항상 동물이 있었거든요. 개, 고양이부터 앵무새, 토끼까지. 동물이 많으니 현관문을 딱 여는 순간 냄새가 코를 찔러요. 그래도 세연이는 애들 없으면 못 산다고 말해요. 정말 동물을 사랑하는 맘이 느껴져요."

세연은 평소에도 항상 개와 고양이 사진을 핸드폰에 담아 다니며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곤 한다. 멤버들에게 자랑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하지만 얼마 전 멤버 하양이 반려견을 떠나보내면서 눈치를 많이 보게 됐다고.



하양과 14년 동안 함께 생활해 온 반려견 한 마리는 몇 달 전 그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지난해 11월 26일 첫눈이 내린 날이었어요. 태어난 지 3개월 된 아이를 데려와 1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했는데 갑자기 떠나버렸어요. 너무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아직도 집에 있을 것 같고…. 실감이 안 날 때가 많아요."

십수년간 함께 생활했던 반려견을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전해졌다. 그러면서 그녀는 다친 비둘기를 구조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해 산책을 하다 다친 새끼 비둘기 3마리를 구조한 적이 있어요. 세 마리 모두 다리를 다쳤더라고요. 곧바로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 치료를 했어요. 나을 때까지라도 병원에서 맡아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와 이야기해서 베란다 바깥 쪽에 집을 만들어줬어요. 그렇게 3일이 지났는데 비둘기들이 길고양이에게 공격당해 죽어 있더라고요. 그렇게 세 마리를 떠나보내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동물을 단순한 애완용으로 기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품는 하이디 멤버들. 다친 비둘기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멤버 하양과 동물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준다며 열변을 토하는 멤버들의 모습에 진심이 느껴졌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멤버들은 카페 위층에 위치한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입양센터를 찾아갔다. 센터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유기견들을 만난 그녀들은 산책 봉사를 끝낸 후해야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동물은 사람의 다친 마음을 치유해준다는 하이디 멤버들, 그녀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걸그룹 '하이디'(왼쪽부터 하양,바니,세연,엣지)와 반려묘 '심쿵이'.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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