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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반려견 입양했다 또 내다버리다니…"
"버려진 반려견 입양했다 또 내다버리다니…"
  • (울산=뉴스1) 장은진 기자
  • 승인 2016.03.1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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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이나 버려졌던 반려견 짱이. 유기동물보호센터 자원봉사자 신씨를 만나 다시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렸다. © News1

(울산=뉴스1) 장은진 기자 = 지난 9일 찾은 울산지역 A 유기동물보호센터. 마당 한켠에 목줄에 묶인 ‘백구’ 한 마리가 유난히 시선을 끌었다. 겁에 질린 듯 불안한 눈빛과 안절부절 못하는 몸짓. ‘백구’는 무슨 까닭으로 낯선 사람을 이리도 경계할까.

유기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백구는 두 번이나 일반 가정집에서 키우다 버려진 반려견이다”며“그만큼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도 크기 때문에 경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백구’의 사례와 같이 버려진 반려견을 키우겠다고 개인이 집으로 데려다 키우다 다시 내다 버리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현실 여건과 생육 환경을 사전에 따져보지 않고 막연한 호기심이나 동정심때문에 유기견을 집에 데려갔다, 더 큰 상처만 주게 된 것이다.

몇 달 전 일반 가정에 입양된 뒤 백구는 대소변을 가리는 훈련을 받았다. 마당 한켠에 묶여있는 처지인 백구는 대소변을 제대로 가릴 수 없게 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었다.

이처럼 달라진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유기견들이 병을 앓거나 심지어 죽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유기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전했다.

유기동물보호센터 자원봉사자 신 모씨(33)는 일반 가정집에 입양됐다 다시 버려진 유기견들이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고통받는 게 안타까웠다.

그럴때 마다 유기견을 한마리씩 집에 데려와 키우다 보니, 벌써 3마리가 됐다.그 가운데 ‘짱이’라고 이름 붙여준 유기견을 볼때 신씨는 더 애잔해진다. '짱이'는 ‘잘 키우겠다’고 데려간 첫 번째 주인에게 육체적 학대를 당해 턱관절이 부러진 뒤 다시 유기동물보호센터 되돌아 온 경우다.

신 씨와 처음 만난 ‘짱이’는 첫 번째 주인의 학대에 몸서리치며 사람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무서움에 떨었다.

사람에게 몸과 마음을 다쳐 괴로워하는 ‘짱이’를 보다 못한 신 씨는 집에서 직접 기르기로 결심했다. 버려졌다 일반 가정집에 입양된 뒤 다시 유기물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유기견이 한번 버림받은 유기견보다 훨씬 더 힘들어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짱이와 백구는 그나마 운이 좋은 케이스다. 유기동물보호센터에 데려오지 않고 입양한 유기견을 그냥 내다버리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에 입양됐던 유기견이 다시 버려져 거리를 헤매다 포획돼 유기동물보호센터로 보내진 경우도 여러번이다.

신 씨는 “막연한 호기심이나 동점심으로 입양했다 새 주인에게 다시 버려지는 반려견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 번 버림받은 유기견에게 두 번 세 번 상처 주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해 유기견 발생 건수는 3016마리로 이중 321마리가 안락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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