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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타고 소타고'… 이색 선거운동에 열받은 동물단체들
'말타고 소타고'… 이색 선거운동에 열받은 동물단체들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6.03.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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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열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말을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케어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한 달 남짓 앞두고 후보들이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후보들은 시민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명함을 돌리며 90도 인사를 하는 건 물론 골목골목을 다니며 시민에게 '얼굴 알리기'에 한창이다. 평범한 유세는 이목을 끌기에 역부족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일부는 이색 선거운동을 고안하기도 한다.

최근 몇몇 후보가 벌이는 이색 선거운동에 동물보호단체들이 불편한 심기를 비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몇몇 후보가 동물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단체 케어(공동대표 박소연·전채은)는 11일 공식 페이스북에 '이분은 여전히 꼴불견 선거운동 중'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게시글에 따르면 경기 부천 원미갑의 문맹열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말을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게시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엔 커다란 말 한 마리가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말엔 '복지정책 전문가 기호3번 문맹열'이라는 팻말을 등에 붙인 사람이 타고 있다. 부천역 인근에서 찍힌 것으로 보인다.

케어 측은 말을 타고 인도를 다니는 행위는 도로교통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케어 관계자는 "말은 매우 예민한 동물이라 갑자기 뛰어오르거나 뒷발을 차면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면서 "'동물보호를 위한 공약 하나 내걸지 않은 분이 동물을 이용해 저런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꼴불견'이라며 말을 타고 하는 선거운동을 멈추게 해달라는 시민 제보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문준일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소달구지를 타고 선거운동을 벌이는 모습.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News1

이 뿐만이 아니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는 지난 8일 공식 페이스북에 "국민의 마음을 읽는 정치인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문제없어요. 준비됐어요. 일만 시켜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든 문준일 경기 수원 권선을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소달구지에 타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문 후보는 '소처럼 열심히 일하겠다'는 뜻으로 소와 함께 나타난 것으로 보이지만 네티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소달구지를 직접 끌어도 부족할 판에 소달구지에 올라타 열심히 일하겠다고 호소하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문 예비후보가 소달구지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 동물에 대한 연민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표심 파악이 안 되는 후보가 국민의 마음을 어찌 알고 정치를 한다고 할 수 있냐"며 "지역 시민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하고, 해당 후보들도 당장 쓸데없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지방경찰청은 오는 25일부터 4월 14일까지 진해구의 모든 도로에서 꽃마차를 비롯한 우마차 운행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기간엔 경남 창원 진해구에서 벚꽃축제인 '군항제'가 열린다.

경찰청의 이 같은 결정은 동물보호단체들이 벌인 캠페인과 서명운동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말이나 소 등 동물이 끄는 꽃마차는 '습성에 반하는 동물 이용행위'라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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