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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스쿨] 반려견 분리불안 증세 어떻게 고쳐야 할까①
[펫스쿨] 반려견 분리불안 증세 어떻게 고쳐야 할까①
  • (서울=뉴스1) 라이프팀
  • 승인 2016.03.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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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분리불안 증세로 주인에게 버려진 행복이. © News1

(서울=뉴스1) 라이프팀 = 더운 여름날 새벽부터 낑낑거리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 듣던 소리가 아니어서 잠을 더 설쳤던 거 같다. 누가 아침부터 서글프게 끙끙거리는지 궁금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강아지들과 15년간 동거해왔던 터라 목소리만 듣고도 왜 울고 짖는지 변별할 수 있었다. 강아지는 서글프게 울었다. 우는 소리는 밖에서 들렸다. ‘누가 우리 집에 아이를 버리고 갔구나!’ 대문 앞에 갔더니 조그만 상자 안에 ‘우리 아이를 사랑해 주세요~’라고 적힌 쪽지와 월령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수컷 시츄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

박스 안에 변을 본 강아지는 발을 동동 구르며 빨리 꺼내 달라는 듯 조르고 있었다. 우는 소리를 낸다는 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방증이기에 서둘러 꺼냈다. 다급하게 나온 시츄는 밖을 내다보며 서글피 울었다. 보호자가 떠난 방향을 보며 운 것이다. ‘분리불안이 있는 녀석이구나!’ 물을 떠다주고 간식을 주니 바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분리불안은 행동장애로 불린다. 보호자와 떨어지면 불안증세로 인해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걸 말한다.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면 배변 활동이 불규칙해질 수 있다. 또 짖는 행동이 많아지고 파괴성과 공격성을 보일 수도 있다.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정상적인 행동을 하지 못한다. 버려진 반려견에게 많이 나타나고 집착이 많은 푸들, 스피츠 종에서도 많이 발현되는 증세다. 정확한 집계는 낼 수 없지만 실내에서 키우는 반려견 대부분이 불리불안증에 시달리고 있다.



동물의 분리불안은 가정불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려견을 들이면서 행복해지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불행해지는 가정도 있다. 밥 먹듯 가출하던 아들을 키우던 한 여성이 아들이 좋아하는 반려견을 입양했다. 아들은 반려견에게 밥을 주고 대소변을 처리하기 위해 일찍 귀가했다. 덕분에 집에서 공부하는 습관이 들어 원하던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반려견 동호회에서 만나 결혼한 한 부부의 사례는 이와는 반대다. 결혼하기 전 여성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반려견을 억지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인 남성은 결혼 후 반려견을 학대했다. 당연히 부부의 사이는 안 좋아졌다.

강아지를 입양할 땐 강아지에게 할애할 시간이 충분한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또 입양할 강아지의 특징과 특성을 알아야 한다.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입양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불쌍하다는 이유로, 단지 예쁘게 보인다는 이유로 충동적으로 반려견을 입양하면 후회할 수 있다. 동물은 가지고 놀다 버릴 수 있는 인형이 아니다.

대문 앞에 버려진 시츄의 행동장애는 버려지는 아픔으로 인해 나온 것이다. 재입양 가정을 찾기 전에 분리불안증을 고쳐야 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아침에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서 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우는 습관이 고쳐진다. 자발적으로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아이로 바뀐다.

▲유치원에 가보니 엄마랑 놀 때보다 더 재미있다는 점 ▲유치원에 가더라도 반드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점 ▲집에 오면 반드시 엄마가 있다는 점을 깨우치면 독립심이 커지고 엄마랑 떨어져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로 커간다.

시츄의 이름이 필요했다.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행복이'라고 지었다. 그런 뒤 행복이의 분리불안이 얼마나 심한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행복이는 사람이 사라지자마자 스트레스 행동인 정형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행복이는 분리불안으로 인해 배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자주 울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런 증세 때문에 보호자에게 버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동물행동심리학자 한준우 씨티컬리지 애완동물학부 교수(사단법인 WITH 회장, 네발달린 친구들 클리커 학교 대표)

한준우 동물행동심리 전문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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