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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호더'에게 학대 받고 방치된 강아지
'애니멀 호더'에게 학대 받고 방치된 강아지
  •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승인 2016.05.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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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호더에게서 구조된 로렌.(사진 케어 제공)© News1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2014년 한 여름 경기도 광주의 한 주택가. 20평 남짓한 집 안에서 오물과 함께 뒤엉켜 있던 개들이 발견됐다.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한 개들은 근친교배로 비정상적인 번식을 반복했고 급기야 100여 마리까지 불어났다. 늑대 떼처럼 무리를 이루고 생활하던 개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다 약한 강아지들을 먹이로 삼기도 했다.

하지만 주인인 70대 할아버지는 이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당시 동물보호단체 케어(대표 박소연) 구조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개들의 분변은 10cm가 넘는 두께로 바닥을 채웠고 그로 인한 암모니아 가스가 실내에 가득했다.

개는 물론 사람조차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신기할 정도였다고. 사람과 개, 모두가 학대의 피해자였던 셈이다.

지난 2014년 7월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른바 '광주 애니멀 호더' 사건. 당시 100여 마리의 개들은 햇빛도 안들어오는 좁은 집 안에 갇혀 살고 있었다.

주인 할아버지는 무분별하게 번식돼 개체 수가 늘어나면 개장수에게 개들을 팔았고, 그리고 다시 방치하는 이런 행동을 10년째 반복해왔다.

이웃들의 항의와 제보로 결국 주인은 개들의 소유권을 포기했다.

온갖 쓰레기와 배변이 가득한 집 안에서 생활하던 로렌.(사진 케어 제공)© News1

이렇게 케어 입양센터로 오게 된 로렌(3세 추정·암컷 슈나우저 믹스).

보통 학대의 경험이 있는 동물들은 그 상처를 쉽게 잊지 못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슬픈 기억이 오래 남는 건 마찬가지다.

사회화가 한창 발달할 시기에 사람과의 충분한 접촉은 물론 교감도 나누지 못한 채 더럽고 좁은 공간에 갇혀 생활했던 로렌에게 구조의 손길은 낯설고 두려운 것일 수밖에 없었다.

처음 입양센터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로렌은 낮선 사람의 손길이 두렵고 어색한지 뒤로 숨어버리곤 했다.

하지만 그동안 충분한 보살핌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생활한 탓에 이젠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없어진 상태다. 매일 자신과 놀아주는 입양센터 관계자들을 보면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고 뛰어올라 품에 안기기까지 한다.

또 입양센터 친구들과 장난치는 재미에 푹 빠져 짖기도 하고 뛰기도 하는 등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빗장을 서서히 풀고 있다.

케어 관계자들은 "입양센터 입소 당시 로렌의 소심한 성격을 생각하면 정말 다른 개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밝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두려움을 극복하며 매일 매일 긍정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로렌은 지금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Δ이름: 로렌
Δ나이: 2013년생 추정
Δ성별: 암컷(중성화 완료)
Δ몸무게: 6kg
Δ품종: 슈나우저 믹스
Δ문의: 케어 퇴계로 입양센터(070-4159-8886)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로렌.(사진 케어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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