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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초 애견공원 무산되나…예결위 예산 전액삭감
부산 최초 애견공원 무산되나…예결위 예산 전액삭감
  •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승인 2016.05.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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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News1 DB 이광호 기자

(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부산지역 최초의 공공 애견공원 설립으로 기대를 모았던 '(가칭)애완견 만남의 광장' 사업이 해운대구의회의 예산 전액삭감 결정으로 좌초 위기에 빠졌다.

부산 해운대구의회는 지난 25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애견공원 공공시설 설립 예산 5억5000만원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애견공원 설립 예산안을 두고 예결특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지자 통과여부를 두고 투표를 실시했고 끝내 4:3으로 부결처리 됐다.

이번 결정을 두고 반려견을 키우는 부산 시민들은 물론 매칭사업으로 투입되는 예산 11억원 가운데 시비 5억5000만원을 교부금으로 지원한 부산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2016년 5월 기준 부산시 반려동물 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운대구에는 부산지역 전체 반려동물 9만1690마리 가운데 1만2752마리(14%)가 있어 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애견공원 예산에 반대표를 던진 해운대구 의원들은 설립반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과 해당부지에 들어섰을 때 발생하는 교통정체, 주차공간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원동 IC 인근에 확정된 부지는 해운대구 반여동 1477-1번지와 1477-29번지 일원"이라며 "이곳에 애견공원이 들어선다는 이유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야 하는 교통 영향평가를 요구하고 교통체증 문제를 들이대면 시설을 마련할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토로했다.

또 이외에도 석대 수목원 조성 부지와 올림픽 공원이 대안 부지로 제기됐으나 이 장소들은 오히려 교통정체가 훨씬 심하거나 부지 조성 인가조차 준비 단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애견공원이 들어서는 부지가 부산시가 사들인 국유지이기 때문에 교통광장도시계획에 맞는 다른 시설이 들어설 경우 또다시 옮겨야 한다는 이유로 '예산낭비'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이 부지는 2030년까지 다른 시설이 들어올 계획이 없고 최소 10년 동안 애견공원으로 사용한다는 데 부산시와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 최초의 공공시설로 마련되는 애견공원인 만큼 사전에 도시교통행정부서와 충분하게 협의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합의를 거쳐 애견공원 부지를 지정하고 예산을 50%씩 나누어 설립하는데 다시 없어질 가능성은 희박할뿐더러 그런 일을 염두에 뒀다면 교부금을 내주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구의원은 "애견공원이 부산에서 처음으로 마련된다는 소식에 기대하던 구민들이 정말 많았다"며 "주민들이 반대의견이 우려된다면 소통할 수 있도록 공청회를 열면 되는데 별다른 명분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부딪힌 것 같아 답답했다"고 했다.

지난 25일 구의회 예결위에 참석했던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김애라 대표는 "애견공원은 혐오시설이 아닌데도 마치 주민들이 싫어하는 듯이 말하는 의원들의 뉘앙스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며 "반려동물은 이제 우리 일상생활에서 함께 공존해야 하는 개념이지 무조건 반대만 한다면 분란은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반려동물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인 데도 부산에 이들을 위한 공원이 하나도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점점 고령화되고 혼자 살아가는 인구수가 늘어나는 만큼 옆에서 함께 생활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복지도 이제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운대구의회는 27일 오전 제220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관련 사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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