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라이프팀 = 최근 강아지 번식장이 사회 문제가 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동물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무려 30만명이 동물보호법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면 국회의원들도 입법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요. 그중에서 평소 반려동물 사랑이 지극하다고 소문 난 국회의원이 있습니다.
며칠 전 국회에 갔다가 최근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났습니다. 한 의원은 반려견을 가족처럼 키우시는 분이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동물보호법 개정에 대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한 의원이 국회의원회관 지하 1층 주차장에 나타난 세 마리의 길고양이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한 의원의 말에 따르면 언제부터인가 주차장에 각각 다른 색의 길고양이 세 마리가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당장 쫓겨났을 이 길고양이들은 다행히도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지 않았나 봅니다. 국회의원들도 세 마리에게 관심을 가졌고, 보좌진들이 사료를 챙겨주었다고 합니다. 세상이 많이 변한 것이지요.
물론 늘 이런 일을 하는 '캣맘'이 아니니 서투를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사료를 챙겨주다 보니 길고양이들은 지하주차장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중 한 마리는 사람에게 다가와 몸을 비빌 정도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차가 끊임없이 다니는 지하주차장은 길고양이들이 살기 좋은 곳이 아닙니다. 고양이들이 무언가를 피해서 그곳에 오긴 했겠지만 위험 요소들이 너무 많았지요.
그래서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이 길고양이들이 국회에서 보다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길고양이 급식소를 만들자'는 건의를 했습니다. 사실 국회라는 엄격한 장소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한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지만 그래도 한 번 시도라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우선 세 마리의 고양이를 안전한 장소에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8일 오후 고양이보호단체인 나비야사랑해의 대표님과 세 고양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마침 한 마리는 국회관리실에서 데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가서 보니 관리실에서 포획했다는 고양이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반신을 만지면 심하게 아파했습니다. 평소 사람을 잘 따랐다는 고양이였습니다. 아무래도 후진하는 차량의 뒷바퀴에 치인 것 같았습니다.
병원에 가는 동안 고양이에게 민주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꺾이고 쓰러져도 다시금 일어나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처럼 이 고양이도 다시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병원에 도착해 엑스레이를 찍고 초조한 맘으로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골절이나 장 파열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다친 쪽 허벅지가 안 다친 쪽의 두 배가 될 정도로 심하게 부어 있었는데 근육이나 힘줄 등에 손상을 입은 건 아닐지 걱정이 되더군요. 치료를 받으면 걸을 수 있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습니다.
아직 포획하지 못한 나머지 두 마리가 너무나 걱정됩니다. 사고를 당한 아이를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그 두 녀석은 사람이 다가가기만 해도 재빠르게 도망간다고 합니다. 119까지 출동했는데 못 잡았다고 하더군요. 그런 고양이들을 잡으려면 통 덫을 놓고 인내심 있게 기다려야 합니다.
이제 그 두 녀석을 잡기 위해 국회로 갑니다. 그 녀석들이 포획될 때까지 무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편에선 병원에 후송된 길고양이 민주와 아직 주차장에 남아 있는 길고양이 두 마리의 남은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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