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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스쿨] 복돌이가 유난히 간식에 집착했던 이유②
[펫스쿨] 복돌이가 유난히 간식에 집착했던 이유②
  • (서울=뉴스1) 라이프팀
  • 승인 2016.09.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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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돌이. © News1

(서울=뉴스1) 라이프팀 = 보호자는 복돌이가 간식에 집착하게 된 건 이해가 간다고 했지만 매일 간식을 주는 사람을 무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보통 반려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제공하는 사람도 좋아하게 마련이다. 이는 고전적 조건화 이론의 연관학습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반려견의 문제행동은 학습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문제행동엔 본능과 학습 모두 영향을 미친다.

복돌이는 저녁만 되면 간식을 기다리는 ‘간식에 대한 집착’이 형성된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 날은 보호자가 간식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했다. 간헐적 강화가 진행된 것이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불규칙적으로 간식을 주는 강화계획이 보호자도 모르게 진행됐고, 복돌이는 이 때문에 분노가 만들어진 것 같았다.

간헐적 강화는 ‘매일 주는 상보다 가끔 주는 상이 더 효과가 있다’는 부분 강화계획인데, 잘못 활용하면 분노를 유발하게 된다. 도박하는 사람이 돈을 잃으면 분노가 쌓이고, 이로 인한 오기로 계속 도박에 매달리는 것과 같다.



간식만을 기다리며 하루 종일 굶던 복돌이에게 보호자가 떨어트린 간식을 줍는 행동은 ‘내 간식을 빼앗아 가는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 때문에 복돌이는 본능적으로 보호자를 향해 으르렁거렸고, 보호자는 복돌이 행동에 당황한 나머지 간식을 두고 그 자리를 피했을 것이다. 한 번의 으르렁거림으로 복돌이는 행동형성 이론, 즉 결과(간식을 얻음)에 의한 행동(무는 행동)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설명을 들은 보호자는 납득이 가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개를 가르치는 데도 심리학 이론을 사용하느냐’며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활용을 못했다’고 못내 아쉬워했다.

행동형성 이론대로 행동을 학습한 복돌이는 자신이 얻고자하는 게 나타날 때마다 무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자기가 싫어하는 미용을 할 때도 사람을 물면 된다는 것까지 학습하게 됐다.



복돌이의 간식 집착 행동을 없애기 위한 교육에 들어갔다.

간식을 담은 통을 복돌이 앞에 놓았다. 그러자 복돌이는 전과 다름없이 으르렁거리며 통에 달려들었다. 하지만 닫혀 있는 통을 열 수는 없었다.

자신이 애를 써도 통 안의 간식을 꺼내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복돌이는 보호자에게 ‘꺼내달라’는 눈빛을 보내고 그 자리에 앉았다.

이때 보호자는 통에 담긴 간식을 주지 않고 손에 따로 들고 있던 간식을 복돌이에게 제공했다. 이는 ‘보호자가 간식을 준다’는 믿음을 주는 것과 함께 ‘떨어져 있는 간식 외에도 여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과정이었다.

이 교육에서 중요한 건 반려견 스스로 ‘어떻게 하면 간식을 먹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또 ‘앉아’와 ‘눈 맞춤’ 교육이 선행돼야 쉽게 이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



이제 미용할 때 보이는 문제행동을 고치기로 했다. 복돌이가 가지고 있는 미용 테이블과 미용 도구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을 풀기 위한 방법으로 간식을 사용했다. 좋은 감정이 만들어질 때 까지 미용을 하지 않고 간식만 제공했다.

복돌이가 미용 테이블에 더 머물려는 행동이 나올 때쯤 미용을 시작했다.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천천히 미용을 진행했다. 다행히 복돌이는 미용을 잘 받아들였고, 잘 끝마칠 수 있었다.

▶'복돌이가 유난히 간식에 집착했던 이유' 1편 바로가기

동물행동심리학자 한준우 씨티칼리지 애완동물학부 교수.(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 힐링팜 애니멀 에듀테인먼트 대표)

한준우 동물행동심리 전문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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