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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예방접종, 무조건 해야 하는 이유
고양이 예방접종, 무조건 해야 하는 이유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6.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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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반려묘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우리 고양이는 한 번도 밖에 나간 적이 없는데요?" 동물병원을 찾은 A씨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고양이가 범백혈구감소증(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치사율이 높아 고양이종에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렸다는 수의사의 말 때문이었다. 며칠 전부터 반려묘가 구토 증세를 보여 단순 위장질환으로 여기고 병원을 찾은 A씨에게 범백혈구감소증 진단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A씨가 ‘내 고양이는 전염병에 걸릴 리 없다’고 확신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수 년 전 집 앞까지 자신을 쫓아오던 길고양이를 집에 들여온 뒤로 단 한 번도 밖을 데리고 나간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양이 말고 다른 동물은 일절 기르지 않았다.

수의사들에 따르면 많은 고양이 보호자가 이상증세를 보이는 반려묘를 데리고 동물병원을 찾은 후 A씨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 개와 달리 산책을 하지 않아 평생을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들은 전염병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의사들은 집에 있는 고양이도 충분히 전염병에 걸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전염성이 아주 강한 범백혈구감소증의 경우 집에만 있는 고양이여도 무조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려동물 전문채널 스카이펫파크 '펫닥터스'에 출연한 서상혁 수의사는 “실제로 실내에서만 지냈지만 범백혈구감소증에 걸려 병원을 찾는 고양이가 아주 많다”면서 “보호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느냐’며 의아해 하지만 보호자만 몰랐을 뿐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서 수의사에 따르면 범백혈구감소증은 주로 변을 통해 감염된다. 고양이 보호자들 사이에선 ‘범백’이라는 줄임말로 불리는 이 병은 감염률은 물론 치사율이 매우 높아 ‘죽음의 전염병’으로 통한다.

범백혈구감소증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생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범백혈구감소증 완치 판정을 받은 고양이의 배설물에선 최소 1개월간 바이러스가 검출된다. 또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는 1년까지 생존한다. 고양이끼리 접촉하지 않아도 걸릴 가능성이 충분히 높은 셈이다.

보호자가 밖에서 바이러스를 묻히고 들어와도 발병할 수 있다. 외부에서 범백혈구감소증에 걸린 길고양이의 배설물을 밟는 등의 방식으로 보호자가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집 고양이를 감염시킬 수 있다.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장은 “2개월 미만의 길고양이 중 약 50%가 범백혈구감소증으로 죽을 정도로 전염성이 아주 강하고 무서운 병”이라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어 “특히 고양이를 기르는 보호자들이 길에 있는 고양이를 많이 데리고 들어와 함께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길고양이가 범백혈구감소증에 감염돼 있는 경우 집에 있는 고양이에게 100% 바이러스를 옮긴다”면서 “범백혈구감소증은 어떤 경로로도 쉽게 전염될 수 있는 병이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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