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6:08 (금)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작디작은 푸들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작디작은 푸들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6.10.11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케어 퇴계로 입양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푸들 대니. ©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가족을 기다리는 유기견 10여 마리가 함께 생활하는 서울 중구의 케어 퇴계로 입양센터. 11일 오전에도 어김없이 유기견들은 문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센터 앞을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더할 나위 없이 고요했던 센터의 적막은 불청객이 문 앞에 다가서는 순간 깨졌다. 센터에 들어가기 위해 문 앞에 서성이는 기자를 본 유기견들은 '우릴 보러 온 거냐'는 듯 꼬리를 흔들며 펄쩍펄쩍 뛰는 무리, '넌 뭔데 여길 들어온 거냐'는 표정으로 짖어대는 무리, 낯선 이의 출현이 불편한 듯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는 무리로 나뉘어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그런데 많은 유기견들 틈에서 이리 치고 저리 치이는 아주 작은 개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지난 6월 1일 입소한 수컷 푸들 대니다.

입양센터 관계자와 장난을 치고 있는 대니. © News1

대니는 경기도에 위치한 한 개 도살장에서 발견됐다. 당시 손님으로 위장해 해당 도살장을 방문해 이곳저곳을 살피던 케어 관계자들 눈에 작은 몸집의 대니가 들어온 것.

새하얗고 곱슬곱슬한 털을 가진 푸들 대니는 '뜬장(배설물 처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바닥에 구멍을 뚫어 놓은 철장)'에 갇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죽음의 고통 속에서 흐느끼는 개들의 울음이 끊이지 않는 곳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었다.

당시 대니를 구조하는 데 참여한 케어 관계자는 "대니가 갇혀 있던 뜬장엔 먹다 남은 음식물쓰레기가 쌓여 있었다"면서 "대니가 워낙 작다 보니 도살장 업주가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먹인 듯했다"고 설명했다.

혼자서도 잘 노는 대니. © News1

케어 관계자들은 3kg 남짓의 작은 몸집의 대니를 빨리 그곳에서 구조해야겠다고 판단했다. 도살장 주인도 "개가 몸무게가 너무 적어 식용으로 팔기 힘들다"며 대니를 순순히 내줬다.

대니를 데리고 나와 몸 이곳저곳을 살피던 관계자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분명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을 가정견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관리도 잘 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안기는 걸 좋아했다. 오랫동안 사람과 함께 살아온 듯했다.

케어 관계자는 "무슨 이유로 도살장까지 가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니는 오랜 기간 사람과 함께 살았던 게 확실하다"면서 "'손', '앉아'라는 말도 알아듣는 걸 보면 교육도 무척 잘 받은 것 같고, 사람 무릎 위에서 쉬는 걸 좋아하는 걸 보면 사랑도 듬뿍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대니의 입소 당시 모습. © News1

입양센터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니는 센터에 있는 그 어떤 유기견들보다 사람을 좋아한다. 친구들과 함께 놀게 하면 활동가들을 쫓아다니며 애교를 부리고, 안아 달라고 졸라댄다. 활동가가 의자에 앉아 있는 걸 보면 그 앞을 떠나지 않는다. 무릎 위에 올려달라는 뜻이다.

혼자서도 잘 논다. 갖고 놀 수 있는 공 하나면 충분하다. 혼자 이리저리 공을 굴리고 다니며 신나게 뛰논다.

센터 관계자는 "대니는 건강하고 애교도 많고, 산책을 좋아해 리드줄만 보면 신나게 춤을 추기도 한다"면서 "사람을 너무나 좋아하는 대니를 혼자 집에 두지 않고 곁에서 보살펴 줄 수 있는 평생 가족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Δ이름: 대니
Δ성별: 수컷(중성화 완료)
Δ나이: 2011년생 추정
Δ체중: 3.5kg
Δ품종: 푸들

의자에 앉아 있는 활동가를 향해 '데려가 달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는 대니. © News1

▶해피펫 입양코너 바로가기
▶케어 구호동물 입양센터 바로가기

◆'가족의 발견(犬)'코너는 반려동물 식품기업 네츄럴코어가 응원합니다. 네츄럴코어는 가족을 만난 아이들의 행복한 새출발을 위해서 사료 및 간식, 용품 등을 선물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