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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빨리 처분하라" 아파트 공고 논란
"반려동물 빨리 처분하라" 아파트 공고 논란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7.03.07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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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에 나붙은 '반려동물 관리 철저'라는 제목의 공고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한 아파트 단지에 사실상 반려동물을 키우지 말라는 내용의 공고문이 나붙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 보호자 온라인 커뮤니티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에 올라온 게시물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모 아파트에 지난 5일 ‘반려동물 관리 철저’라는 제목의 공고문이 붙었다.

공고문은 Δ아파트 복도에 개가 대소변을 보게 하는 행위 Δ복도에 개가 대소변을 봤는데도 방관하는 행위 Δ개 짖는 소리가 아파트 밖에까지 들리는 경우 Δ아파트 단지 안에서 반려동물이 걸어 다니게 하는 행위 Δ반려동물의 털이 아파트 밖에 날리는 경우 등을 금하고 가능한 한 빨리 반려동물을 처분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입주민에게 '반려견 사육 기본 에티켓' 준수를 당부하고 이를 어기면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이 공고문은 언뜻 보면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네티즌들과 동물보호단체는 가능한 한 반려동물을 처분하라는 권고는 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의 회원인 네티즌 'amar*****'는 "개를 키우는 사람이 봐도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가족을 처분하란 건 너무한 요구"라고 했다.

네티즌 'dja*****'는 "빠른 시일 내에 반려동물을 처분하라는 공고문을 읽곤 먹먹하다가도 한 편으로 화가 나더라"라는 반응을 보였다.

동물보호단체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어(대표 박소연)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는 반려동물 사육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장하고 전 세대에 반려동물을 빠른 시일 내에 처분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행위이자 동물의 유기를 조장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해당 아파트가 어디인지 제보를 받고 있다"면서 "파악한 즉시 입장을 정해 강경 대응할지, 개선 조치를 요청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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