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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물림 사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간 큰코다친다
개 물림 사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간 큰코다친다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7.03.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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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개를 유난히 좋아하는 김모씨(23·서울 동대문구). 그는 최근 한 동물보호단체 입양센터에 봉사를 갔다가 유기견에게 어깨를 물리고 말았다. 산책을 거부하는 개를 억지로 안고 내려가려다 벌어진 사고였다.

다행히 부상은 심하지 않았다. 피가 나긴 했지만 다친 부위가 넓지 않아 김씨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에게 "잠깐 놀라긴 했지만 개에게 워낙 많이 물려봐서 이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하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부상 부위가 심상찮아졌다. 벌겋게 부풀어오른 데다 통증도 느껴졌다. 김씨는 "그날 저녁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면서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지만 의사에게 '2차감염이 됐으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는 꾸중을 들었다"고 했다.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김씨처럼 물리고도 제때 대처하지 못해 병을 키우는 사례가 허다하다.

1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반려견 물림 사고'는 2011년에 245건, 2012년에 560건, 2013년에 616건, 2014년에 676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2015년엔 1488건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물림 사고로 인한 치료기간은 1~2주가 19.9%로 가장 많았다. 2~4주도 9.7%나 됐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부상을 입는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오래 전부터 반려견 문화가 자리 잡은 미국에선 매년 400만건 이상의 물림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매년 물림 사고 예방 및 처치법을 홍보하고 있다. 예방센터는 Δ지혈이 되지 않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 Δ근육이나 뼈가 보일 정도로 심한 상처가 난 경우 Δ상처 주변이 부어오르거나 붉어지는 경우 Δ열이 나는 경우 Δ파상풍 주사를 맞은 지 5년이 지난 경우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예방센터는 특히 광견병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개가 광견병 예방접종을 맞지 않았을 수 있으니 접종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주 작은 상처가 아니라면 병원 방문을 권하는 건 국내 의료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개의 구강 내에 세균이 2차 감염을 유발해 큰 병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개에게 물린 상처는 일반 상처에 비해 감염률이 8~9배 높다면서 Δ깨끗한 물로 상처 부위를 충분히 씻어 세균이 밖으로 흘러나오도록 해야 하고 Δ소독된 거즈나 수건으로 압박해 출혈을 억제한 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며 Δ면역력이 약하거나 병력이 있는 경우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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