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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도 미세먼지는 고통스러워요"
"반려동물도 미세먼지는 고통스러워요"
  •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승인 2017.04.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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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인해 사람은 물론 반려동물까지 고통 받고 있다./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강아지가 집에만 있는 게 답답해 보여 바깥바람 좀 쐬게 했는데 다음날 결막염에 걸렸어요. 뉴스를 보니 그날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더라고요. 어쩐지 제 눈도 뻑뻑하고, 목도 칼칼하더라고요."

생후 7개월 된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박지민씨(33·서울 동작구·가명)는 주말에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후회가 막심하다.

최근 박씨처럼 미세먼지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미세먼지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 유해물질로 이뤄져있다. 봄철 많이 부는 황사에도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가득하다. 이 물질들은 기관지나 폐, 피부 등에 흡착해 인체는 물론 반려동물의 몸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수의사들에 따르면 미세먼지나 황사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의 호흡기질환을 유발한다. 폐 등 호흡기에 유해물질이 흡착돼 기침, 재채기, 콧물 등이 나오거나 심한 경우 폐렴이나 고양이 허피스 바이러스 감염 등이 발생한다.

특히 낮은 곳에서 냄새를 맡으며 다니는 특성도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미세먼지나 황사의 무거운 입자들은 바닥으로 가라앉는데 이를 그대로 마시게 되는 것이다.

결막염, 각막염 등 안질환 발생 가능성도 높다. 유해물질로 인해 염증뿐만 아니라 안구건조증이나 심하면 안구궤양도 생긴다. 중금속 등으로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질환도 동반할 수 있다.

수의사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면역력이 있으면 유해물질이 몸속에 들어와도 큰 병으로 발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재영 태능동물병원장은 "미세먼지나 황사 등에 의해 질병이 걸리는 경우는 노령견이나 소형견, 강아지 등 면역력이 약한 개들이 잘 걸린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면역력이 강화되는 사료나 영양제 등을 주면 좋고, 예방접종 또한 미리미리 해서 건강한 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반려동물과의 외출은 미세먼지나 황사 농도를 확인 후 결정해야 하고,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될 경우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외출 전후에는 반려동물에게 충분한 수분섭취를 시켜야 하고, 반려동물용 물티슈로 몸에 묻은 먼지를 제거하거나 목욕을 시켜야 한다. 반려동물이 털을 핥다가 유해물질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에도 먼지나 진드기 등이 많으므로 청소를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공기청정기를 배치해도 도움이 된다.

눈 건강을 위해선 인공눈물이나 안구세정제 등을 이용해야 한다. 단,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수의사와 상담 후 사용해야 한다.

김 원장은 "미세먼지 때문에 실내에만 있을 경우 운동량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올 수 있다"며 "사냥 놀이, 노즈워크 등 놀이를 통해 운동량을 채워주면 심심함도 사라지고, 건강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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