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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악취로 가득찬 경차 안에서 살던 강아지 가족
지독한 악취로 가득찬 경차 안에서 살던 강아지 가족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7.06.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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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순. (사진 케어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하루라도 빨리 개들을 구조해야 할 것같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온 건 지난 3월. 아직 한기가 다 가시지 않은 어느 날이었다.

동물권단체 케어에 전화를 준 제보자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꺼내놨다. 그는 "경기도 외각의 한 야산에 오래 전부터 경차 한 대가 서 있는데, 차 전체를 덮고 있는 천을 거둬보니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면서 "몇 마리인지 세어보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개들이 차안에 바글바글했다"고 설명했다.

케어 관계자들은 제보자가 알려준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곳엔 실제로 아주 낡은 경차 한 대가 서 있었다. 경차엔 안을 볼 수 없도록 두꺼운 천포가 덮여져 있었다.

누군가 근처에 왔다는 것을 아는 듯, 차안의 개들은 허공을 향해 격렬하게 짖어댔다. 케어 관계자는 "차 안엔 십수 마리의 개들이 있었다"면서 "그래도 오랫동안 굶어죽지 않은 걸 보면 누군가 개들을 챙겨주고 있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개 13마리와 보호자가 함께 생활하던 경차. (사진 케어 제공) © News1

개들의 주인을 만나기 위해 자리를 지킨 케어 관계자들은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경차로 다가오는 한 여성을 만났다. 여성이 도착하고 열린 경차의 문. 눈이 시릴 정도로 지독한 악취로 가득찬 경차 안엔 흉한 몰골의 개 13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견주는 3년전부터 개들과 함께 경차에서 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사업실패로 오갈 데가 없어져 기르던 개들과 함께 야산 중턱에 자리잡게 됐다"며 "개들을 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대리운전기사로 일을 하며 차에서 함께 지냈다"고 했다.

개들이 모여 있던 경차 안은 눈이 시릴 정도로 지독한 냄새가 가득했다. (사진 케어 제공) © News1


이들의 사연은 방송에도 소개가 된 적이 있었다. '야산에서 개들과 함께 생활하는 딱한 여성'으로 전파를 탔지만,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는 없었다. 견주는 좁디좁은 경차 안에서 하루종일 갇혀있는 개들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같아 당장이라도 좋은 곳에 보내고 싶었지만 입양자도, 구조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케어는 개들의 무분별한 번식을 막기 위한 중성화 수술과 질병치료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견주와 개들이 지낼 수 있는 임시거처를 마련했다.

하지만 태어난지 얼마 안된 새끼 5마리와 그의 어미는 무리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었다. 케어 입양센터에 들어온 6마리의 개들은 요양을 하며 입양자를 기다렸다. 케어 관계자는 "새끼 4마리가 좋은 입양자를 만나 입양센터를 떠나고 지금은 어미와 새끼 '석호순'만 남아있다"고 했다.


개 13마리 중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강아지 5마리도 있었다. (사진 케어 제공) © News1

함께 태어난 강아지들이 모두 가족을 만나는 동안 입양센터를 지키고 있는 강아지 '석호순'은 몰티즈를 닮은 귀여운 외모와 발랄한 성격으로 센터 내에서 인기가 좋다. '석호순'이라는 이름도 TV동물농장을 진행하는 성우 안지환씨가 입양센터에 봉사활동을 왔다가 특별히 지어준 이름이다.

케어 관계자는 "장애물을 쌓아놔도 어떻게든 뛰어넘는 강아지의 모습을 본 안씨가 미국드라마 '프리즌브레이크'의 석호필 이름을 따 석호순이라고 지어줬다"며 "3㎏ 남짓한 귀여운 강아지가 발랄하게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석호순'은 지금도 귀여운 웃음을 지으며 케어 퇴계로 입양센터에서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몰티즈를 닮은 석호순. (사진 케어 제공)© News1



Δ이름: 석호순
Δ성별: 암컷(중성화 미완료)
Δ나이: 2017년생 추정
Δ체중: 3㎏
Δ견종: 믹스견
Δ문의: 케어 입양센터(070-4159-8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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