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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개 물림 사고'…공포의 대상 된 반려견들
또 '개 물림 사고'…공포의 대상 된 반려견들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7.06.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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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전북 군산시 조촌동의 한 거리에서 대형견 한 마리가 열 살 초등생을 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개가 초등생을 쫓을 당시 모습. (사진 군산경찰서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느닷없이 나타난 개가 행인을 무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려견 사회화 교육과 입양 전 보호자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29일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6시41분쯤 군산시 조촌동의 한 거리에서 A씨(44) 소유의 대형견 한 마리가 열 살 초등생을 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책하던 개는 A씨가 목줄을 놓친 틈을 타 달아나 길을 지나던 B군을 공격했다.

B군은 자신을 향해 갑자기 달려드는 개를 피해 달아났지만 공격을 피할 순 없었다. B군이 건물 안으로 도망 친 후에도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개는 그로부터 4시간이 지난 오후 10시30분쯤 포획됐다. B군은 현재 팔과 다리 등에 피부이식을 받아야 할 만큼 큰 상처를 입고 치료받고 있다.

지난 14일엔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주택가에서 맹견 두 마리가 열린 대문 틈으로 빠져 나와 행인들을 습격했다. 공격을 받은 행인들은 목과 다리 등을 물리는 중경상을 입었다.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마취총을 맞고 죽었다.

지난 14일 밤 11시20분쯤 도봉구 창동의 한 주택가에서 행인 3명을 덮친 맹견이 마취제를 맡고 쓰러져 있는 모습. (사진 도봉소방서 제공)© News1

반려견 양육인구가 증가하면서 '개 물림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원에 접수된 '개 물림 사고 발생건수'는 2011년 245건에 불과했지만, 해가 갈수록 늘어 2015년엔 1488건, 2016년엔 1019건이 접수됐다.

이처럼 개 물림 사고가 늘고 있지만 관련 대책이나 예방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전문가들은 반려견 입양 전 보호자 교육이나 반려견 사회화교육이 선행됐다면 최근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고 진단한다. 반려견 보호자는 올바른 양육방법에 대해 배우고, 의도치 않게 목줄이 풀리더라도 반려견이 낯선 이를 만났을 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도록 교육됐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거란 이야기다.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맹견이 아닌 일반적인 반려견들도 제대로 된 양육환경이나 성향에 맞는 양육방식이 따라주지 않으면 언제든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면서 "사육방식에 대한 규제 등 보호자들이 반려견을 제대로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견주·반려견 교육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실제로 영국은 제대로 된 사육환경을 갖추지 않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개를 키우는 견주들을 규제할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맹견이나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와 외출 시 입마개를 씌워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한 게 전부다.

반려견 교육도 중요하다. 의도치 않게 목줄이 풀리거나 주인을 잃어 길에 홀로 남게 된 반려견이더라도 교육을 받았다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한준우 서울연희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는 "사람을 문 사고를 친 개를 데리고 행동교정사를 찾아오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제대로만 교육하면 그 어떤 개도 사람을 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살아가는 방법이 다른 사람과 개가 조화롭게 공존하려면 개에게 사람 사회의 룰을 알려줘야 하고, 사람도 개의 특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면서 "반려견 입양 전 보호자 교육과 반려견 사회화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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