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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뒤 '눈물 줄줄'…반려견 쉽게 걸리는 눈병들
목욕 뒤 '눈물 줄줄'…반려견 쉽게 걸리는 눈병들
  •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승인 2017.07.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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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눈곱이 끼기 시작하더니 발로 자꾸 눈을 비비더라고요."

반려견과 함께 서울의 한 동물병원을 찾은 A씨는 자기 옆에 얌전히 앉아 있는 개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아직 새끼 티를 벗지 못한 강아지의 눈꺼풀은 벌겋게 부어 있었다. A씨에 따르면 강아지의 이상증상은 전날부터 나타났다. 눈곱이 끼더니 눈꺼풀이 붓고 눈이 충혈됐다. 눈 상태를 확인하고 문진한 수의사는 각막염이라고 진단했다. 수의사는 “목욕시키다 눈에 거품이 조금 들어갔다는데 그게 원인인 것 같다”며 안약과 경구용약을 처방했다.

크고 작은 반려견 안과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보호자가 많다. 보호자들은 모두 반려견의 눈에 눈곱이나 충혈, 부은 눈꺼풀, 눈동자 색 변화 등 이상증상을 발견해 내원하게 되는데, 이때 수의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병명이 각막염, 안구건조증, 백내장 등이다.

특히 수의사들은 각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일컫는 각막염은 보호자들의 잘못된 양육방식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김재훈 수의사는 “각막염 진단을 받은 동물 대부분이 목욕을 하는 과정에서 샴푸가 눈에 들어가 염증이 생겨 내원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반려견 눈에 비눗물이 들어가면 각막이 화학적 자극을 입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음식을 잘못 먹은 뒤 알레르기 반응으로 가려워진 눈을 긁다가 눈에 상처를 입어 염증으로 발전하는 일도 많다. 대개 보호자들이 음식을 먹을 때 애처롭게 바라보는 반려견의 눈빛에 못 이겨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였다가 생기는 일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나이가 들어 각막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서강문 서울대 수의안과학 교수는 “나이가 들면 각막에 칼슘, 미네랄 등이 침착돼 하얗게 변하곤 한다”면서 “심해지면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나이가 든 반려견에겐 안과질환이 쉽게 발병한다. 백내장, 녹내장, 안구건조증은 노령견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병 중 하나다. 녹내장, 백내장이 심해져 시력을 잃는 노령견도 많다. 특히 치료가 어려운 녹내장은 약물이나 수술에도 병이 호전되지 않으면 통증완화와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안구를 적출하기도 한다.

서 교수는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지만 눈은 초기에 질환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눈을 찡그리는 행동, 눈곱·눈물의 양, 눈동자 색 등을 잘 관찰해 평소와 다른 점이 있으면 안과 전문 수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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