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호주의 한 고양이가 부동액을 마셔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술 덕분에 살아났다.
18일(현지시간) 호주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의 한 타이어판매업소에서 부동액을 마신 길고양이가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인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조사관들은 고양이를 즉시 산하 동물병원으로 이송해 진료를 시작했다.
이 병원 수의사인 사라 칸터는 고양이가 1시간도 살아있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혈액검사 결과 고양이는 급성신부전에 걸린 상태였다.
그러나 사라는 고양이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간호사가 가지고 있던 보드카 한 병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부동액은 에틸렌 글리콜이 주성분인 액체로 독성이 매우 강하다. 달콤한 맛이 나기 때문에 겨울철 개나 고양이들이 마시고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동액 중독 초기에 에틸 알코올, 즉 술을 혈액에 투여하거나 마시게 하면 일정 부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사라는 술을 물에 희석한 뒤 고양이에게 정맥주사를 놨다. 다행히 그의 판단은 옳았고, 빠른 대처로 위기를 넘긴 고양이는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이 고양이에게는 '술에 취해 알딸딸한'이라는 뜻이 담긴 '팁시'라는 이름도 생겼다. 다만 마이크로칩 내장 등 동물등록이 돼있지 않아 보호자를 찾지 못하면 유기묘가 돼 입양갈 날을 기다려야 한다.
RSPCA 관계자는 "고양이들은 부동액에서 나는 단맛 때문에 유혹을 받게 된다"며 "아주 적은 양의 부동액을 마셔도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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