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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끼리는 서로 소통하는 법이 따로 있다
개들끼리는 서로 소통하는 법이 따로 있다
  •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승인 2017.09.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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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과 동물 중에서 “멍멍”하고 짖는 건 인간과 유대관계가 깊은 개뿐이다.(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반려견을 키우면서 난감한 문제 중 하나는 반련견의 ‘짖음’일 것이다. 그렇다면 반려견들은 왜 짖는 행동을 할까?

갯과 동물 중에서 “멍멍”하고 짖는 건 인간과 유대관계가 깊은 개뿐이다. 늑대는 저음으로 으르렁 대거나 울부짖기는 하지만 “멍멍”하고 짖지는 않는다.

개들이 짖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매우 잘 들린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것은 사람에게 가장 잘 들리는 소리로 짖는다는 것인데,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람의 음정과 유사하다는 결과가 있다. 즉 개들은 사람의 소리 음역대를 흉내 내어 잘 들리는 소리로 짖기 때문에 더 거슬리게 들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어린아이 앞에서 하이 톤으로 말하는 것은 그 아이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아이목소리를 흉내 내어 말하는 것처럼 개들도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이다.

개들의 사회를 살펴보면 개들끼리는 서로 짖으면서 소통을 하지 않고, ‘보디 시그널’(body signal)을 사용하여 소통한다. 간혹 개들끼리 짖는 모습을 보긴 하지만 그런 짖음도 사람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싶을 때 잘 들리는 소리로 짖는 것이다.

사람에게도 보디 시그널을 사용하지만 그것이 통하지 않는 보호자에게는 주로 사람의 흉내를 내는 짖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그리고 작은 소리를 내면 사람이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큰 소리로 짖는 것이고, 짖었을 때 사람이 반응을 해주기 때문에 오랜 세월에 걸쳐 학습이 유전되어 내려온 것이다.

원시시대부터 개들은 원시인들의 파수꾼 역할을 하면서 지금까지 짖으면 사람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하고 짖는다.

간혹 보호자들이 “우리 개는 무서워서 짖어요”라고 말을 하는데 개들의 행동을 살펴보면 상대가 무서울 때는 상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조용히 움직인다. 상대를 위협할 때는 저음으로 으르렁 댈 뿐 짖지는 않는다. 그리고 시야에 들어온 대상이 있을 때는 주로 보디 시그널을 사용할 뿐이다. 많이 짖는 개들은 사람을 흉내 낸 의사소통법으로 학습된 것이다.

그렇다면 개들이 짖을 때 속마음은 어떤 심정일까.

개가 다른 개에게 짖을 때는 그들의 언어(보디랭귀지)를 학습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엔 사람에게서 배운 소통법인 “멍멍”을 사용한다. 이런 반려견들에게 보호자가 말을 걸거나, 큰 소리로 짖지 못하게 하면 개 입장에서는 사람도 짖고 있다고 생각해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반려견은 사회화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사회화를 가르쳐야 하고, 개의 언어를 잘 사용하는 반려견을 친구로 만들어 주어 개의 언어인 보디랭귀지를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개에게는 짖으며 중간 중간 보호자를 쳐다보는 반려견일 경우엔 상황이 다르다.

이 경우엔 보호자에게 보내고 있는 메시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를 안아서 여기를 피하게 해주세요’ 아니면 ‘저 개가 싫어요!’ ‘저기 있는 개에게 가고 싶어요’ 등 상황에 따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

상대 반려견이 싫어서 짖는 경우엔 보호자에게 기대는 성향의 반려견이 허풍을 보이는 행동으로 크게 짖는데, 이럴 땐 반려견을 안전하게 묶어두고 보호자가 자리를 피해 주어야 짖는 행동이 줄어든다.

만약 상대 개가 좋아서 짖는 경우엔 요구성 짖음으로 그 자리에서 점점 멀어지는 행동으로 짖을 때마다 원하는 결과물과 반대되는 결과물을 제공해야 한다.

이렇듯 반려견의 짖음은 상황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보호자의 행동에 따라 반려견의 짖음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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