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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혼나고 싶어 짖는 개들도 있다
사람에게 혼나고 싶어 짖는 개들도 있다
  •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승인 2017.09.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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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개에게 짖는 반려견에 대해 알아봤다면, 사람에게 짖는 반려견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보호자에게 짖는 경우는 대부분 요구사항이 있거나,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요구할 때 불만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짖는 행동을 한다.

특이한 경우로 혼나고 싶어 짖는 반려견들도 있다. 예를 들어 너무 바빠서 반려견과 놀아 주지 못하는 상황일 때 관심을 받기 위해 혼나도 좋으니 아는 척 좀 해 달라고 짖는 경우다.

이럴 때 야단을 치면 관심을 받기 위해 짖는 행동을 더 자주한다. 관심을 받기 위해 짖는 행동을 한다면 절대 야단을 치거나 혼내선 안 되고, ‘나중에 놀아 줄게’라고 다독여줄 필요가 있다.

또 다른 경우로 싫어하는 것을 시킬 때도 짖는 행동을 하는데, 예를 들어 가기 싫어하는 곳이나 불안해하는 공간을 간다든지 하는 경우이다. 이럴 때 반려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억지로 시키거나, 억지로 데리고 가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선행되어야 할 것은 불안하거나 싫어하는 것에 대해 극복 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보호자와의 깊은 신뢰를 만들 수 있다.

사람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들어서 짖는 경우도 있는데, 반려견에게 너무 많은 말을 하는 보호자일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려견들은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지만 상황이나 사람이 보내는 신호를 통해 연관 지어 학습을 하게 된다.

너무 많은 신호를 보낼 때는 오히려 알아듣는 게 힘들다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짖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반려견을 배려한다면 아주 쉽고 간단한 신호만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앉아’를 시키는데 “앉아”를 모르는 반려견에게 “똑바로 앉아”, “정확한 자세로 앉아야지”, “그게 아냐” 등 여러 가지 말을 섞어서 할 경우 반려견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훈련사들은 흔히 “짖으면 무시하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무시를 하게 되면 언젠가 짖음은 멈추게 되지만 보호자와의 신뢰는 금이 가게 된다.

반려견은 메시지를 보호자에게 보내고 있는데 아무리 큰 소리로 얘기를 해도 들어주지 않게 되면 ‘귀가 잘 안 들리나’라고 생각해 절박하게 더 큰 짖음을 하게 되고, 마지막에 반려견은 ‘저 사람하고는 말이 통하지 않는 구나’라고 생각해 짖지는 않지만 더 이상 보호자와 소통을 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짖는 소리를 들어 주어야 한다. 무시는 소통의 단절을 야기하기 때문에 크게 짖기 전에 헤아려주면 반려견 입장에서는 짖을 필요가 없어진다.

반려견들의 표정, 눈 움직임, 몸 움직임, 몸 균형 등 작은 신호도 놓치지 말고, 작은 소리에도 집중해 살펴야 한다. 못 짖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짖는 원인을 찾아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

간혹 “하우스에서 짖으면 꺼내주지 마라”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짖을 때 꺼내주면 짖으면 나갈 수 있다는 걸 학습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무시하여 짖지 않게 된 반려견들은 보호자와 의사소통하여 해결하는 방법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

반려견의 짖는 행동은 사람으로 생각하면 큰 소리로 소리치는 것이다.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기에 반드시 피드백(대답 해주기)을 해주어야 한다.

만약 무시를 할 때는 신뢰관계가 확실할 때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반려견 입장에서 보호자가 이야기를 잘 들어 준다고 생각할 때는 무시를 해도 괜찮다는 말이다. 그런데 명백하게 이기적인 요구의 짖음일 때에만 무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답을 해주면(피드백) 큰 소리로 짖지 않는다는 걸 알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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