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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 인도적으로 '자제'를 가르치는 방법
동물에게 인도적으로 '자제'를 가르치는 방법
  •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승인 2017.09.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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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안전하고, 동물도 안전한 거리에서 동물을 가르치는 것은 클리커 페어 트레이닝으로 가능하다.©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동물애호에 대한 세계적인 흐름은 동물원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몸집이 큰 코끼리를 타고 때리면서 가르치는 것은 사람도 위험하고, 동물에게도 스트레스를 줘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 사람과 동물이 안전한 거리를 유지(프로텍티브 콘택트)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동물들 스스로 사람과 가까이 하고 싶으면 다가오고 싫으면 멀어 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동물에게 선택권이 주어진 생활을 하게 해야만 사람에게 긍정적 방향으로 접근하고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사람도 안전하고, 동물도 안전한 거리에서 동물을 가르치려면 원격트레이닝이 필요한데 이는 클리커 페어 트레이닝 방법 밖에 없다.

동물원 동물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도 선택권이 주어지는 클리커 페어 트레이닝을 통해 ‘자제’를 가르쳐야 한다. 트레이닝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동물들은 사람에 비해 대뇌 신피질이 잘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사적인 행동이 나오기 쉽다. 반사적인 본능 행동은 포식, 번식, 위험 회피 본능에 관련된 행동들로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반려동물에게 자기억제를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인간과 함께 살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인간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먼저 주의해야 할 것은 반려동물이 언제까지 참는지 두고 보는 것이다. 이는 제어자원의 고갈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게 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에게 ‘참으니까 득이 되는 게 있구나!’를 알려주어야 하고, 반려동물이 요구하기 전 먼저 문제를 해결해 주는 보호자의 행동이 우선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항상 나를 주시하고 있구나!’ ‘항상 나를 보고 있구나!’ ‘나의 메시지를 잘 듣고 있구나!’를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요구를 먼저 해결해주면 이후에는 크게 요구하지 않는 반려동물이 되는데, 이 때부터는 모든 요구를 들어주기보다 ‘네가 하는 말은 듣고 있지만 지금은 아냐~ 나중에 들어 줄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

클리커 페어 트레이닝을 할 때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 신호가 중요한데 끝을 알려주는 신호로 “그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끝을 알려주는 신호인 “그만”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할 때에도 사용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그만”은 타임아웃과 같은 신호로 다시 도전할 기회도 제공해 주어 낙담하지 않게 만들어 소통을 포기하지 않게 해준다.

특히 보호자가 주의할 것은 간식을 눈앞에 두고 참기를 요구하면 안 된다. 좋아 하는 먹이가 눈앞에 있는 상황은 회사 사장이 “월급을 얼마 줄 테니 내 말을 따라~!”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상황으로, 가족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리더십 트레이닝이고 선택권이 반려동물에게 없는 트레이닝이다. 포식본능과 직결되는 먹이를 사용하는 것은 동물에게는 선택지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자제는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걸 명심하고 밸런스를 맞춰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너무 과한 자제는 잘 화내는 동물을 만들 수 있고, 쉽게 거칠어지는 동물을 만들 수 있으므로 한계를 보려 하지 말고 잘 참는 만큼 큰 보상을 제공해줘야 한다. 이를 통해 동물들에게 ‘참는 게 득이 된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본능에서 나오는 요구는 자제하기 쉽지 않은 행동이므로 “오케이”라는 표현으로 허락을 해주는 사인을 만들어 통제해야 한다.

본능에서 나오는 요구를 들어 주기 위해선 먼저 “날봐~”란 신호로 보호자의 눈을 보게 만든 다음 “오케이” 사인으로 허락해줘 동물들이 하고 싶은 행동을 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즉, “나한테 물어보면 하게 해줄게~”란 신호를 만들어 두면 본능에서 나오는 요구도 통제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동물들은 ‘보호자가 들어 줄거야~’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생존본능으로 나오는 요구를 참기 불가능하다. 그래서 정확하게 “오케이”란 허락의 신호를 가르쳐 줘 ‘지금 참으면 꼭 들어 준다’는 것을 먼저 알려주어야 한다.

그동안 반려동물이 무언가 하고 싶은 행동을 참게 하거나, 제시된 말에 빨리 반응하게 하는 훈련은 그다지 과학적이지 못했다.

우리가 제시한 말을 반려동물이 듣지 않아 사고를 일으키거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우리말을 잘 따르도록 가르치는 일은 그만큼 매우 중요한 일이고, 보호자의 노력이 꼭 필요한 일이다.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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