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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가족입니다" 한대부고의 동물사랑
"동물은 가족입니다" 한대부고의 동물사랑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7.10.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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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유기동물 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한대부고 학생들.(사진 이경희 교사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유기동물과 웃고 울면서 동물사랑을 실천하는 학교가 있다. 서울 성동구 마조로에 위치한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교장 유성종·이하 한대부고)다. 이곳의 교사와 학생, 교직원들은 하나같이 동물을 아끼고 사랑한다.

이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특별한 동아리가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인 유기동물보호동아리(이하 유동동)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탭(TAP) 동아리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유기동물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운다.

유동동은 지난 2011년 최은혜 교감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유기동물보호동아리에는 집에서 동물을 기르기 힘든 상황이거나 심적 위안을 얻고 싶어 하는 학생들, 수의사가 꿈인 학생들이 꽤 있다. 마음의 상처가 있는 아이들은 유기동물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으며 서로 위로하기도 한다.

4마리의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최 교감은 "아이들이 밥 먹는 시간을 쪼개가며 수시로 고양이들을 돌보고 추석 연휴에도 돌아가면서 밥을 줬다"며 "동물보호소에서 유기동물 봉사를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남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키웠다. 유동동의 회장인 고아름양은 봉사 중 알게 된 유기견 두 마리를 기르고 있다. 고양의 바람은 더 많은 사람들이 동물을 물건이 아닌 '소중한 생명'으로 바라봐 주는 것이다.

부회장인 서해인양은 입고 있는 옷에 고양이 사진을 오려 붙일 정도로 귀여운 애묘인이다. 동아리 활동 후 친구들에게 동물보호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서 기뻤고, 갈 곳 없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 줄 수 있다는 것은 서양의 학교생활에 활력소가 됐다.

황승주양은 작고 힘없는 동물들의 사연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했고, 동물자유연대 남양주보호소 등 방문 때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강아지(개)를 챙긴다는 정승일군은 봉사활동을 통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

탭 동아리 회장인 양서정양은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개선에 관심이 많아 입양 독려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다. 부회장인 박수영양과 조은비양도 집에서 강아지를 못 키우는 대신 유기동물 봉사활동을 하면서 강아지들을 동생처럼 아낀다.

유기동물보호 동아리와 탭 동아리 학생들이 토론을 하는 모습. © News1

학교에서도 동물사랑으로 소문난 사람은 정재남 교사다. 수 년 전 우연히 딸이 데리고 온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유기동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오랫동안 보호소에서 봉사활동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 보호소 봉사활동도 가고, 개식용 반대 및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집회에 참석하는 등 동물에 대한 책임감이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이다.

이 뿐 아니라 강아지를 데리고 출근하는 행정실 직원과 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 주는 식당 직원까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다 보니 이 학교에서 동물은 그야말로 '가족'이다.

학생들은 길고양이 사료 값의 일부를 직접 충당하기도 한다. 왕십리역 광장에서 손수 그린 그림엽서 등을 판매하는 형식으로 유기동물을 돕고 경제관념도 키운다. 애묘인인 최은혜 교감은 고양이사료 구입에 있어 든든한 후원자다.

유동동을 인솔하는 이경희 교사는 3마리의 강아지를 키운다. 그 중 1마리는 유기견 출신이다. 2년 전부터 동아리를 이끌어온 그는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통해 동물사랑을 실천하려 한다.

"아이들은 행여 동물들이 아픈 것 같으면 자기 일같이 걱정을 해요. 동물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라 다들 착하고,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죠. 저 역시 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뿌듯합니다. 유기동물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교내 활동 뿐 아니라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외부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한대부고 학생들이 지난 12일 동단협 주최로 열린 인사동 집회에 참석해 유기동물돕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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