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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행동, 어떤 본능에서 나왔는지 알아야 한다
반려견 행동, 어떤 본능에서 나왔는지 알아야 한다
  •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승인 2017.10.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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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들은 놀이를 통해 양질의 의사소통을 한다.(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반려동물들의 놀이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 놀이를 통해 어떻게 학습하고 소통하는지 알아보고 반려동물에 대해 더욱 깊게 이해해보자.

우선 놀이란 무엇인가. 2마리 이상의 개체가 술래잡기, 숨바꼭질, 장난치기와 같은 사회적 행동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경우도 있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등을 가지고 노는 경우도 있다. 이 놀이를 통해서 반려견들은 사회적 교류를 즐기기도 한다.

보통 놀이는 포식, 번식, 위험 회피 본능의 패턴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세 가지 본능이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노는 행동이 어떤 본능에서 나온 행동인지 즉, 싸우고 있는 것인지 놀고 있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반려견들은 놀이를 통해 양질의 의사소통을 하게 되는데, 의사소통 수단으로는 시각, 후각, 촉각, 청각 등을 활용한다. 놀이가 싸우는 것과도 비슷해서 중간 중간 의사소통 수단을 활용하여 놀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전달해 '지금 우리 놀고 있는 거 맞지?' 묻고 답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의 놀이는 대개 포식, 번식, 위험 회피 본능의 패턴으로부터 시작된다.© News1

의사소통의 방법을 살펴보면 소극적인 사회적 활동을 하는 반려견들은 후각을 이용해 냄새를 맡게 해줘 정보를 교환하는 방법으로 대립적 상황을 줄여나가기도 한다.

시각을 통해서도 의사소통을 한다. 눈을 마주한다는 것은 위협적 행동이므로 슬쩍슬쩍 쳐다보는 행동 또는 고개를 돌리는 행동으로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한다. 반려견들은 서로 '아이컨텍'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서로 물고 놀 때는 정말 싸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많은데, 이 같은 반려견의 행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간 중간 놀이 인사를 한다거나 스스로 불리해지는 상황을 연출해 역할을 교대해가며 노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처세술과도 연관이 있는 행동으로 반려견들은 놀이를 통해서 처세술을 익히게 된다.

목소리를 사용해서도 소통을 한다. 놀자는 소리, 경고의 소리, 기쁜 소리, 도망치는 소리, 유아 같은 소리 등을 내어 의사를 전달한다. 구체적으로 '끙끙', 재채기, '헥헥', '킁킁', '깨갱', 이빨을 딱딱 거리는 소리 등을 낸다. 소리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은 상황에 맞게 해석해야 정확하게 반려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간혹 보호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다양한 소리를 내 주위를 끌기도 한다.

반려동물 어린시기의 놀이행동은 매우 중요한 과정으로 과학적인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배운다.© News1

촉각을 통한 의사소통도 있다. 이는 무는 놀이에서 나타나는데 목이나 배를 무는 행동은 공격성을 나타내는 행동이므로 보호자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머리를 물거나 다리를 무는 행동은 놀이행동이다. 하지만 어릴 때 노는 행동을 학습하지 못한 반려견들은 무는 강도를 조절하지 못해 싸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어릴 때 놀이를 통해 무는 강도를 조절하는 법을 배운 강아지들은 상대가 다치지 않게 스스로 조절해가며 노는 걸 볼 수 있다.

특히 집에서 혼자 자란 반려견들은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놀이를 하는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장난감도 혼자 가지고 놀아야 직성이 풀리는 반려견이나, 술래잡기 놀이를 할 때도 이기는 역할만 하고 지는 역할 교대를 하지 않는 반려견들은 싸움이 일어나곤 한다. 역할 교대 행동을 통해 상대를 배려하는 처세술은 사회화 촉진의 중요한 기술이다. 즉, 반려견들은 놀이행동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훈련을 연습하고 사회화교육을 학습한다. 그리고 놀이를 통해 규칙과 룰을 알아가고, 감정을 컨트롤 하는 법인 자제도 배운다.

다양한 상대와 놀이를 통해서 상대의 반응을 살피며 언어, 규칙, 처세술을 익히고 사람과의 놀이를 통해서는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놀아주는 방법으로 보상해주면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렇듯 놀이행동의 장점을 볼 때 어린시기의 놀이행동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배우는 중요한 행동이다. 많은 놀이행동을 통해서 이기적이지 않게 노는 반려견으로 키워야 할 것이다.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코리아 대표, 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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