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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뿐 아니라 행동·시선·스킨십으로 대화 가능
말 뿐 아니라 행동·시선·스킨십으로 대화 가능
  •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승인 2017.10.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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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반려견에게 말을 하면 알아들을까?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자신의 반려견에게 말을 걸면 알아듣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개는 자주하는 말이나 반복해서 하는 말과 그 이후에 일어나는 상황을 보고 알아듣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말의 의미를 파악하고 알아듣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반려견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대화(피드백)란 반려견의 행동, 반응, 요구에 적절하게 반응해 주는 것으로 이를 통해 반려견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보다 적극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개는 말을 하면 알아듣는다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말을 하는 것과 이해시키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냥 말만하는 것은 일방통행으로 반려견이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안심감을 줄 수는 있다. 대화는 쌍방통행으로 사람과 반려견 사이에 얼마나 많은 공통 언어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 공통 언어는 꼭 말 뿐 아니라 사람의 몸짓과 표정, 자세도 포함된다.

대화는 서로가 알고 있는 공통언어가 많을수록 가능해진다.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앉아”란 말을 했을 때 그 의미를 알고 반려견이 앉는 행동을 하면 “앉아”에 대한 공통 언어가 하나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에 그 행동에 대해 “옳지”란 말을 해주므로 해서 ‘너의 행동이 맞았다’는 피드백을 주면 공통언어 두 개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듯 공통언어가 많을수록 대화를 하기 수월해지는데 그 행동에 대해 계속해서 말을 해주기 힘들기 때문에 간략하게 고개를 끄덕여 주는 행동으로도 대화를 이어 갈수도 있다.

이처럼 말 뿐 아니라 보호자의 행동, 시선이나 거리로도 대화를 만들어 갈 수 있고, 스킨십도 공통언어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간혹 ‘칭찬만 해서 가르치라’는 글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것에도 함정이 있다. ‘칭찬하다’ ‘혼내다’라는 말에는 감정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칭찬만 해서 교육받은 반려견들은 행동 후에 칭찬을 받지 않으면 내가 틀렸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가르칠 때는 칭찬하는 감정을 넣기보다 “맞아” “아니” 등으로 간결하게 정답인지 오답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좋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클리커 페어트레이닝이다.

클리커 트레이닝은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동물이 가장 빠르게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신호다. 정확한 타이밍에 소리가 나 정답만을 알려주고, 오답은 클리커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클리커 트레이닝을 하는 것처럼 감정을 넣지 않고 적절하게 말로써 피드백을 해주면 학습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이러한 피드백을 해주면 반려견들은 ‘우리 주인은 항상 나를 지켜봐 주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며 깊은 신뢰를 느끼고 문제행동을 하지 않는 반려견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대화를 이어가면서 중요한 점은 ‘보호자가 좋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스스로 자발적으로 생각해서 한 행동이기 때문에 자발성을 망칠 수 있고, 보호자와의 신뢰가 깨질 수 있다.

그리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혹은 대충 애매하게, 납득할 수 없는 피드백을 주면 안 된다. 대화를 잘 하지 못하는 단계에서 이러한 부정적인 피드백은 신뢰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된다. 피드백은 단지 정답과 오답을 알려주기 위해 사용해야 반려견이 고민하지 않게 되며 보다 알기 쉬운 소통을 하게 된다. 반려견과 대화는 아주 멎진 일이다. 반려견에게 공통언어를 많이 만들어 주어 대화를 해가며 살아가기 바란다.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코리아 대표, 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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