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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유명무실'…쥐꼬리 보장탓에 가입률 '게걸음'
펫보험 '유명무실'…쥐꼬리 보장탓에 가입률 '게걸음'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7.11.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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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셋 뿐인 장애견. 선천적 장애는 반려동물 보험에서 미보상 질병으로 분류된다.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명 시대에 발맞춰 펫 전용보험들이 줄줄이 출시됐지만 미흡한 보장성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800만마리에 달하는 개와 고양이 가운데 펫 전용보험에 가입된 개체수는 2000마리에 그치고 있다. 1만마리 중 2마리 정도만 펫보험에 가입돼 있는 실정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펫보험은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와 현대해상화재보험의 '하이펫 애견보험', 롯데손해보험의 '롯데 마이펫보험' 등 3종이다.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는 한달에 2만~3만원만 내면 반려견의 상해와 질병, 반려견이 유발한 사고(배상책임)에 대해 500만원 한도로 보상해준다. 반려견으로 인한 배상책임 발생시 1건당 자기부담금 10만원이 공제된다.

현대해상의 '하이펫 애견보험'은 한달 4만~5만원으로 상해사고와 질병 1회당 100만원 한도로 70%(자기부담금 1만원 제외)까지 보상하고 장례비 등을 지원해준다. 반려견이 유발한 사고에 대해서도 500만원 한도로 보상해준다.

'롯데 마이펫보험'은 개뿐 아니라 고양이도 가입 가능하다. 수술입원형과 통원진료까지 보장하는 종합형 상품으로 나와있고 수술 1회당 최고 150만원, 입원 1일당 10만원을 보장해준다. 종합형은 통원 1일에 최대 10만원까지 추가 보장한다.

삼성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와 현대 '하이펫 애견보험', 롯데 '마이펫보험' 가입건수를 합쳐도 국내 펫보험 가입건수는 2000여건 정도밖에 안된다.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는 것을 고려할 때 펫보험 가입건수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반려동물 양육인구들이 펫보험을 외면하는 이유는 보장범위가 너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펫보험의 약관을 살펴보면 반려견들이 잘 걸리는 심장사상충을 포함해 예방접종이 필요한 질병, 임신, 출산, 중성화 수술, 선천적 질병, 치과 치료, 슬개골(무릎뼈) 탈구 등은 보험적용이 안 된다. 더구나 만 6세 이상 노령견은 가입할 수도 없다. 가입기간도 1년밖에 안되고, 순수보장형이라는 점도 가입을 꺼리게 하고 있다.

최근 개물림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논란이 되면서 보장한도가 500만원인 펫보험보다 1억원인 일상생활배상책임담보가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 롯데손해보험은 이마저도 반려동물로 인한 배상책임 보장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반려견으로 인해 물건이 훼손됐을 때는 보장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애견들이 잘 걸리는 슬개골 탈구 등을 보상하면 보험사의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료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 상품을 인가받을 때 배제할 수밖에 없다"며 "반려동물 개체수의 정확한 통계없이는 보험료를 올리거나 내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반려동물에 대한 개체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1999년 폐지됐던 동물의료수가제를 부활하고, 의약분업, 의료협동조합 등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펫보험의 보장성이 확장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보험사가 먼저 보장혜택을 늘려야 반려동물 보험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가양동에 사는 이모씨는 "보험료는 비싼데 실손보험과 같이 받을 수 있는 보장혜택이 별로 없다"면서 "오죽하면 보험을 드느니 적금을 드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까"라고 꼬집었다.

펫팸족은 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혜택이 없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인터넷 게시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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