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후디야, 여기 봐야 사진이 잘 나오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 마련된 반려동물 사진관 '별사진관'에는 반려견을 데리고 온 보호자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보호자는 반려견의 예쁜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여러 차례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손짓으로 반려견의 주목을 끌었다.

사진관 옆으로는 반려동물 간식과 의류, 샴푸 등 기본용품은 물론 안전펜스, 동물 전용 유모차, 안전 카시트, 공기청정기 등이 마련돼 보호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8층에 '위 러브 독(We Love Dogs) 미니펫페어'를 열고 반려동물 보호자들을 맞이했다. 이동장에 실려 들어온 반려견들도 이를 반기는 모습이었다.

다른 볼일이 있어 옆을 지나가던 고객들도 반려동물을 위한 행사가 열리는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현주씨(26)는 "어릴 때 반려견을 키운 적이 있는데, 그때는 반려동물 용품이나 서비스들이 적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다양해진 것 같다"며 "백화점에서 이런 상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김모씨(57)는 "요즘 언론이나 방송에서 반려동물 관련 기사나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며 "백화점에서까지 반려동물 상품을 파는 것을 보니 세상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동양화로 반려동물 초상화를 그리는 상품이나 삼성화재와 현대해상화재보험, 롯데손해보험이 운영 중인 반려동물 보험 상품에 대한 소개 코너도 준비됐다. 보호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세미나 및 이벤트도 한편에 마련된 강연장에서 열렸다.

이날은 양바롬 한국펫푸드테라피협회장이 영양학 세미나를 진행해 많은 보호자들이 정보를 얻어갔다.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펫페어에서는 보호자와 함께하는 산책 교육, 구강·관절 건강 세미나와 강아지 옷, 장난감 등을 만드는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백화점에서 반려동물 보호자들을 위한 행사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현대백화점이 인기 반려견 선발대회를 열었고, 롯데백화점은 올 여름 '롯데 펫캉스 페어'를 열어 반려견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놀이기구를 설치 운영했고 동물 행동 클리닉을 진행한 바 있다.
백화점이 본격적으로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1일까지 신세계몰 실적을 보면 아동 카테고리 매출이 29% 증가한 동안 반려동물 카테고리는 178%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농협경제연구소도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가 2012년 9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6배인 5조81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는 것을 유통업계도 주목하고 있다"며 "그러나 신세계백화점엔 반려동물 용품 매장이 따로 없기 때문에 이벤트성으로 펫페어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최근 발생한 반려동물 관련 문제들을 보며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자 보호자 펫티켓 교육이나 반려동물 건강 정보 등을 제공하는 강좌도 함께 열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