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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피플]"길고양이와 공생해요"…캣터 들고 돌아온 '해비캣'
[펫피플]"길고양이와 공생해요"…캣터 들고 돌아온 '해비캣'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7.12.06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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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과 인터뷰 중인 해비캣. 왼쪽부터 김학영 김유란 김지은 김병관씨.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길고양이를 좋아하는 청년들의 모임인 '해비캣'이 길고양이들의 겨울나기를 위해 다시 뭉쳤다.

김지은(29)·김학영(27)·김병관(26)·김유란(25)씨는 최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유기동물 입양카페 '강동리본카페'에서 가진 해피펫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1월 16일부터 2차 스토리펀딩을 시작했고, 이달 9일까지 진행한다"면서 "길고양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이번에도 캣터(길고양이 집)를 만들어서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젊은이들은 지난해 7월에도 길고양이 쉼터를 만들기 위해 다음포털에서 스토리펀딩에 나선 바 있다. "1차 펀딩때 캣터를 구입했던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셨고, 이번 캣터 디자인에 이런 의견들이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말하는 김지은씨는 "단점을 보완했기 때문에 더욱 따뜻하고 멋진 캣터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이 4명의 청년들은 각자의 전공을 살려 디자인, 운영, 기획, 마케팅으로 역할분담해서 캣터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외관이 흰색이었던 캣터는 올해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도록 검은색으로 바꿨고, 방풍을 위해 문도 2개에서 1개로 줄였다. 녹이 생길 수 있는 쇠로 된 연결재는 플라스틱으로 교체했고 단열재를 넣는 등 구석구석 세밀하게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들이 다시 캣터 제작에 나선 이유는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면서 희망을 봤기 때문이라는 것. 김지은씨는 "지난해 처음 길고양이한테 집을 지어준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며 "그런데 올해는 길고양이들에게 집을 지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면서 미소지었다.

김병관씨는 캣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사람과 동물과의 공존'을 꼽았다. 그는 "길고양이와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면 쓰레기통을 뒤지지 않고 집을 만들어주면 아무데서나 소리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따금씩 끔찍한 길고양이 혐오 사건이 벌어질 때면 이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길고양이 혐오를 줄이기 위해 이들이 내린 결론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키워 사회 분위기를 바꿔주는 것이다.

김학영씨는 "아무리 얘기해도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한다"며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밝혔다. 김유란씨도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과 대적할 필요는 없다"며 "좋아하는 사람들이 제 목소리를 내면서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길고양이 집짓기 활동에 대해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20대 청춘들이 약한 동물들을 위해 힘을 보태는 것을 본 사람들은 하나둘 응원했다. 그저 좋아서 시작한 작지만 큰 힘. 이들은 오늘도 길고양이 혐오를 줄이고 사람과 동물의 공생을 바라고 있다.

4명의 청년들이 개설한 스토리펀딩 '해비캣 겨울이야기' 후원금 일부는 동물자유연대와 애신동산보호소에 사료로 기부될 예정이다.

사진 해비캣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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