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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피플] "사료값 벌기위해 밤낮으로 일했죠"
[펫피플] "사료값 벌기위해 밤낮으로 일했죠"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8.01.02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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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유기동물 보호활동 하는 이보라씨(사진 본인제공)© News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제주도에 사는 이보라씨는 올해로 9년째 유기동물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집에 22마리의 유기견들이 있지만, 주말이면 봉사자가 필요한 사설보호소에 가서 봉사활동을 한다. 원래 개를 이뻐하지 않았다는 이씨는 '행운이'를 입양하면서 유기동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보라씨는 "행운이는 매일 학대를 당했어요"라며 "당시에는 개를 별로 이뻐하지 않았는데 아이들 정서에 좋다고 하길래 행운이를 맡아서 키우게 됐죠"라고 말했다. 그런데 행운이를 키우면서 위안을 많이 받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이후 자연스럽게 길 위에 아이들에게도 눈이 가 밥을 주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씨가 이렇게 하나둘씩 구조해 입양하게 된 개들이 현재 22마리로 불어났다. 제주도에서 유기동물을 구조하는 활동가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구조요청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요청을 외면하지 못하고 현장에 달려갔지만 이제는 돌봐야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구조요청을 외면하려고 노력한다는 이씨. 예전엔 불쌍한 강아지가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해서든 구조하려 했고, 결국 이씨가 그 아이들을 다 떠안게 됐다고 한다.

구조된 개들의 대부분은 대형견, 믹스견이어서 입양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괜히 입양 보냈다가 잘못될까 싶어 (좋은 입양자가 생길 때까진)가족들이 함께 돌보기로 했다. 풍족하진 못해도 산책도 자주 시켜주고 굶지 않게,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사료값은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묻자, 그는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다고 답했다. "저녁엔 식당에서 일하고 낮엔 귤따기, 청소,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며 "사료 살 돈이 없어 식당에서 국수를 삶아 (사료대신)준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은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며 웃는다.

봉사자로서 길 위의 유기동물들, 주인이 있지만 1m 목줄에 묶여 평생을 살아가는 개들을 보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두 구조할 수 없기에 물과 밥을 챙겨주는 것으로 미안한 마음을 달랜다. 이씨는 제주도 유기동물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했다.

이씨는 "제주도의 유기동물 안락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며 "여행객들이 버리고 간 개들도 많은데 입양율이 조금이라도 늘어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에는 아직 시골처럼 풀어 키우거나, 짧은 목줄에 묶어 키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올바른 '반려견 문화'가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보라씨가 구조해 입양한 반려견들(사진 본인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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