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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동수의 동물보호 이야기] 모두 행복한 산책문화 만들기
[버동수의 동물보호 이야기] 모두 행복한 산책문화 만들기
  • (서울=뉴스1) 임설화 수의사
  • 승인 2018.04.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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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버려진동물을위한수의사회(버동수) 소속 명보영 수의사를 비롯한 회원들이 '버동수의 동물보호이야기' 코너를 연재한다. 지난 2013년 200여명의 수의사들이 설립한 '버동수'는 매달 전국 유기동물보호소 등을 찾아다니며 중성화 수술, 예방접종, 외부기생충 구제 등 정기적으로 의료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이 코너에서는 유기동물보호소를 비롯한 각종 현장에서 수의사로서 직접 경험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반려견 목줄을 하지 않고 산책을 하는 보호자의 모습. 사진 버동수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임설화 수의사 =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을 뒤로 하고 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다. 춥다는 이유로 겨울동안 반려동물들과 산책을 나가지 못한 많은 보호자들이 이제 하나둘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오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이번 글에서는 반려동물과 보호자 그리고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들 모두가 즐거운 봄을 맞이하기 위해 지켜줘야 할 산책시의 펫티켓(pet+etiquette, 반려동물 에티켓)을 다뤄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들은 노즈워크를 통해 정보를 얻고 스트레스를 풀며 즐거워한다. 따라서 많은 보호자들은 산책 장소로 공원과 같이 다양한 후각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선호한다. 새로운 냄새를 맡으며 신나게 돌아다니는 반려동물을 보면서 보호자들의 기분은 함께 즐거워진다.

그런데 반려동물들은 대소변을 통해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이를 잘치우는 것이 중요하다. 방치된 분변의 악취, 그리고 산책을 하는 다른 사람들이 실수로 분변을 밟는 등의 일을 겪게 되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되고 반려동물과 반려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실제로 많은 공원과 놀이터에서는 이들의 분변을 이유로 출입을 금지하거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려동물들이 보다 다양한 환경을 접할 기회를 유지하기 위해 보호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분변의 경우 휴지와 배변봉투를 이용해 악취가 나지 않도록 밀봉한 뒤 휴지통에 버리고, 소변의 경우 물을 흘려보내 악취가 나지 않도록 처리하면 된다. 건물 내에서 소변을 보게 된 경우 휴지나 물티슈로 깨끗하게 처리한 뒤 효소제 등을 뿌려 냄새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최근 필자가 일하는 동물병원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내원한 반려동물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문진을 해 보면 목줄을 하지 않고 산책을 하다가 도로로 뛰쳐나간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뉴스에서 목줄을 하지 않은 반려동물이 사람이나 다른 반려동물을 물어서 이슈화된 사건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반려동물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보호자 스스로 아무리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실제 이들이 놀라거나 두려울 경우 전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내 반려동물을 위해서, 그리고 다른 반려동물과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외출시 목줄 착용은 필수이다.

산책을 할 때 목줄의 길이는 2m 내로 하는 것이 좋다. 더 길어질 경우 갑자기 자전거 또는 차량이 접근하거나 다른 반려동물이 접근하는 등의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빠른 대처를 하기 어렵다. 특히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는 교차로에서 갑작스럽게 차량이 다가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목줄을 짧게 잡거나 반려동물을 안고 길을 건너는 것이 좋다.

한 건물의 안내문.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버동수 제공. © News1

많은 반려동물들은 다른 반려동물을 만나면 즐겁고 인사하고 장난을 치고 서로를 탐색하며 즐거운 산책 시간을 즐긴다. 하지만 일부 낯가림이 심하거나 다른 반려동물과 어울리는 것이 어색한 이들은 오히려 낯선 친구들을 만나면 두렵고 외면하고 싶어한다. 이들에게 사회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들여 점진적으로 다른 이들을 접근시켜야 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다른 반려동물 또는 사람이 다가오게 될 경우 두려움이 커지면서 자기 방어를 위해 공격성을 나타낼 수 있다. 때문에 다른 반려동물에게 다가갈 때는 보호자에게 다가가도 좋을지 허락을 먼저 구하는 것이 좋다.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한 반려동물에게 편안한 산책을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보호자들은 ‘저는 혼자만의 산책을 즐기고 싶어요’ 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노란리본을 달아주기 시작했다.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반려동물을 발견했다면 가급적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상태에서 산책을 즐기도록 하자.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자체 주도로 반려동물을 위한 놀이터, 반려동물의 출입이 가능한 건물 등 기반 시설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분변에 의한 악취, 반려동물 공격에 의한 피해 사례, 소음문제 등을 이유로 이러한 시설 확충을 반대하고 있다.

보호자들이 약간의 노력을 들여 자발적으로 펫티켓을 잘 지켜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킨다면 결과적으로 우리 반려동물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점차 늘어날 것이다.

임설화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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