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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원장의 펫토피아] 고양이 눈의 비밀
[김재영 원장의 펫토피아] 고양이 눈의 비밀
  • (서울=뉴스1) 김재영 수의사
  • 승인 2018.04.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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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장화신은 고양이'(2011년 개봉) 스틸컷. © News1

(서울=뉴스1) 김재영 수의사 = 영화 '장화신은 고양이'에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의 빛나는 눈동자를 보고 '심쿵'(가슴이 설렌다는 신조어)한 적이 있다. 하지만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어두운 밤에 보이는 고양이의 눈이 무섭다고 한다.

이처럼 보는 사람에 따라 신비롭기도, 무섭기도 한 고양이의 눈에는 여러 비밀이 있다.

새끼고양이의 경우 파란색 또는 녹색의 눈 색깔을 갖고 있다. 이는 멜라닌세포가 활성화되지 않아서다. 성묘가 돼서도 동일한 눈 색깔을 유지하면 홍채에 멜라닌 세포가 없는 것이다.

성묘의 눈 색깔은 생후 4주에서 6주 사이에 서서히 변하면서 생후 4개월 정도가 되면 초록색이나 황금색으로 변한다.

두 눈의 홍채 색깔이 한쪽은 초록색, 한쪽은 황금색으로 서로 다른 고양이를 '오드아이'(odd-eye)라고 부른다. 온몸의 털이 하얗고 눈이 파란 고양이는 선천적으로 청각장애인 경우가 많다.

또 고양이가 야간에 희미한 불빛 아래서도 사냥을 하고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이유는 망막에 원추세포와 간상세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망막의 원추세포는 밝은 빛을 감지하고 색깔을 구분하는 세포다. 사람의 경우 3종류인 반면 고양이는 2종류만 갖고 있다. 때문에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은 볼 수 있지만 빨강색은 보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에 비해 시력이 낮고 색 구별을 잘 못한다.

고양이는 어두운 빛을 감지하는 세포인 간상세포가 많아 사물의 움직임을 사람의 10배 더 빨리 인식하는 능력이 있다. 망막 뒤쪽에 모인 세포층에는 빛을 반사할 수 있는 반사판인 타페텀(Tapetum)이 있어 조금만 빛이 들어와도 야간에 시력을 40%나 향상시킨다.

사람은 보통 30~60미터 거리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지만 고양이는 6미터까지밖에 보지 못하는 근시다.

주변시야(시선의 바로 바깥쪽 범위)의 경우 좌우 양쪽이 각각 20도인 사람과 달리 30도인 고양이의 눈에는 사물이 희미하게 보인다. 동체시력(움직이는 물체를 보는 시력)의 경우 사람의 10배로 월등히 높아 움직이는 사냥감을 사냥하는데 적합하게 발달했다.

고양이의 동공크기의 변화에 따라 기분 상태도 알 수 있다. 고양이는 자극을 받았거나 놀랐거나 두려움을 느끼면 동공이 확장된다. 긴장했거나 공격 직전일 때는 동공이 수축된다. 단순히 빛이 많은 환경에서도 동공이 수축할 수 있다.

고양이 동공은 세로로 길게 갈라져 있다. 동공에서 망막까지 빛이 지나가는 거리가 사람보다 짧아 동공이 사람보다 더 넓게 열리고 더 좁게 수축한다.

고양이가 집사나 다른 고양이를 보고 눈을 위아래로 천천히 깜박깜박하는 것은 '당신이 나를 공격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어요'라는 상대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표현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이런 행동을 '고양이키스'라고 한다. 고양이가 이같은 행동을 하면 똑같이 눈을 천천히 깜빡여서 '나도 너를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주자.

김재영 태능고양이전문동물병원장.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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