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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숲 불빛에 취해' 새들 건물에 '쿵'…매년 6억마리 죽어
'빌딩숲 불빛에 취해' 새들 건물에 '쿵'…매년 6억마리 죽어
  •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승인 2019.04.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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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미국에서 매년 약 6억마리의 새가 고층 빌딩에 충돌해 죽고 있다고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코넬대학교 조류학연구소에 따르면 새들의 죽음은 철새가 캐나다와 중남미 지역을 이동하기 위해 미 중부를 통과하는 봄과 가을에 특히 많았다.

발생 건수는 시카고에서 가장 많았고 휴스턴과 댈러스가 그 뒤를 이었다. 수천마일 거리를 여행하던 새들은 고층 건물 유리 외벽에 부딪히면서 불과 몇 초 만에 죽고 말았다고 CNN은 설명했다.

많은 무리의 새들이 주로 밤에 이동하기 때문에 더욱 피해가 컸다. 어둠 속에서 초고층 빌딩의 불빛에 방해를 받은 새들은 서로 부딪히거나 건물에 충돌했던 것.

빛 때문에 방향감각을 잃고 몇시간 동안 여기저기 비행하다가 결국 지내기 힘든 장소에 착륙하거나, 유리창 뒤 식물을 보고 혼란을 느껴 그곳을 안전한 장소로 착각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발표된 한 연구에선 미국에서만 매년 약 10억마리의 새가 건물에 부딪혀 죽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 보고서의 주 저자인 카일 호튼은 "시카고, 휴스턴 그리고 댈러스는 북미지역 새들의 항로 중심부에 독특하게 위치해 있다"며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큰 대도시이기도 하기 때문에 계절에 상관없이 철새들의 이동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튼은 이들 지역 주민들도 조류 보호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조명이 필요없다면 끄라"고 권고했다. 그는 "이건 대규모 문제이긴 하지만, 지역 수준에서 불빛을 줄이는 것도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야생동물보호단체 오듀본협회 뉴욕지부가 출범한 '라이츠아웃뉴욕'은 철새 이동 기간에 자정부터 새벽까지 고층 건물의 불을 끄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단체는 한 건물이 소등할 경우 조류 사망 개체수가 평균 84%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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