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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말' 쓸모 없어지면 도살…말고기ㆍ마유크림ㆍ육포로
'경주말' 쓸모 없어지면 도살…말고기ㆍ마유크림ㆍ육포로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05.0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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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에 실려 도축장에 도착한 3살 된 말이 내리지 않으려 하자 몽둥이로 얼굴을 반복적으로 폭행 당했다. (사진 페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미국동물보호단체 PETA와 한국의 생명체학대방지포럼이 제주축협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제주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지난 3일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려는 사람들·PETA)는 2018년4월부터 2019년 2월까지 10개월간 9차례 걸쳐 한국에서 가장 큰 말 도축장을 찾아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순종 경주마였던 말들이 도살장에 끌려와 얼굴을 무자비하게 폭행 당하고 몽둥이에 찔리며 도살장에 강제로 끌려 가는 장면 등이 담겼다. 페타에 따르면 도살되는 말들의 나이는 2~13살까지 다양했고, 평균 연령 4살이었다.

그 중 지난해 5월8일 도축장에서 찍힌 경주말 '승자 예찬'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씨수말 중 하나인 '메다글리아 디오르'의 새끼었다. 하지만 더 이상 쓸모 없어진 6살의 승자예찬은 도축됐고, 파운드당 17달러(1만9000원)에 팔려나갔다.

 

 

 

도살장에 도착한 승자예찬. 앞에는 도살장에 밀어 넣을 때 쓰는 검은 막대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 페타 제공) © 뉴스1

 


도축장에 실려온 몇몇 말들은 경마장에서 바로 온 것으로 보여졌다. 그 중 '케이프 매직'이라는 말의 다리에는 경기용 보호장비가 감겨 있었다. 케이프 매직은 금요일에 부산에서 경기를 하고 72시간도 안돼 월요일 아침 도살됐다.

 

 

 

 

금요일에 경기를 한 '케이프 매직'은 월요일 아침 도살됐다. (사진 페타 제공) © 뉴스1

 


말들의 고통은 죽기 직전까지 계속됐다. '로열 리버'라는 말은 머리에 전기충격기를 맞고 쓰러져 사체를 옮기는 기계에 매달렸는데, 바로 뒤에는 로열 리버와 같은 농장에서 자란 말이 그 모습들을 눈 앞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공포에 질려 뒷걸음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동물보호법 제10조 '동물의 도살방법'에는 모든 동물은 혐오감을 주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되어서는 아니 되며, 도살과정에 불필요한 고통이나 공포, 스트레스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대표이자 성공회대 교수는 "페타에서 이번 조사 후 한국마사회에 말들이 이렇게 고통 받는 것을 왜 방치하느냐고 물어보니 '그건 자기들 권한 밖'이라고 말했다고 했다"며 "하지만 미국에서 유명 경주마들의 새끼들을 한국으로 보낼 땐 그 목적이 경주이고, 그렇게 이용된 말들을 다시 고기로 팔고 이런것에 페타는 한국마사회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복지 5개년 계획'에도 말 산업은 빠져 있다"며 "말 산업은 사람들의 관심과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고 말했다.

캐시 기예르모 페타 수석 부총재는 "한국마사회는 경마 베팅으로 8조원 가까운 연 매출을 올리는데, 말들이 고생해서 벌어들이는 소득의 극히 일부분만이라도 말들의 은퇴에 사용된다면 수 천 말의 전직 경주마들이 이런 식으로 무자비하게 끔찍한 죽음을 맞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값비싼 말들을 아버지 말로 둔 혈통이 좋은 말들조차도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에 따르면 한국마사회(KRA)는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경주마를 수입 및 사육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마사회는 1360마리의 망아지와 407마리의 경주용·번식용 말을 포함해 총 1767 마리의 말을 수입 및 등록했다. 하지만 매년 은퇴하는 1600마리의 말 중 3% 정도만이 재활치료를 받고 남은 대부분의 말들은 도살되고 있다.

 

 

 

 

페타는 가장 큰 말 도축장을 찾아 지난 11개월 동안 찍은 영상을 지난3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사진 페타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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