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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들아 고마워"… 건국대동물병원-헌혈견협회 '맞손'
"대형견들아 고마워"… 건국대동물병원-헌혈견협회 '맞손'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05.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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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과 한국헌혈견협회가 반려견 정기 헌혈 프로그램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국내 최초 헌혈견협회와 대학교 부속 동물병원이 공혈견 문제 해결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지난 13일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이하 건국대 동물병원)과 한국헌혈견협회는 건국대 수의과대학에서 반려견 정기 헌혈 프로그램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협회에 등록된 헌혈견 세 마리가 매달 정기적으로 건국대 동물병원에 와서 헌혈을 진행하게 된다.

현재 국내 수혈에 사용되는 개들의 혈액 90%는 '한국동물혈액은행'이라는 민간업체를 통해 얻어진다. 하지만 지난 2015년 뜬장에 갇혀 평생 피만 뽑히며 사는 공혈견 300여 마리의 열악한 사육 환경이 알려지면서 동물학대 논란과 윤리적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

이러한 공혈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행동으로 옮긴 것이 대형견 보호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민간단체인 '한국헌혈견협회(KCBDA)'다. 하지만 인력, 시간, 장비 등의 문제로 일반 동물병원에서는 잘 나서려고 하지 않아 연계 병원이 적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평소 헌혈에 관심이 많은 건국대 교수들이 나서며 힘을 보탰다.

윤헌영 건국대 동물병원장은 "병원장을 맡게 되고 재임기간 동안의 목표 중 하나가 헌혈견 프로그램 구축이었다"며 "여태까지는 동물 스스로 헌혈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학대처럼 보였고 협회도 없었기 때문에 밀고 나가는 힘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번에 협약을 맺으면서 선진화된 헌혈시스템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현정 건국대 수의대 임상전담교수는 "헌혈을 위한 채혈은 반려동물을 진료하는 과정은 아니기 때문에 병원진료를 우선적으로 해야하는 임상수의사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며 "그런 점에서 헌혈은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분야이기도 하고, 수혈은 응급환자들에게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응급의학과에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헌혈을 통한 혈액은행시스템을 원내에 구축해 위중한 상황에서 제때 혈액 공급이 가능해졌다"며 "이 뿐 아니라 윤리적 측면에서는 '피를 사고 파는 형태'가 아닌 사람처럼 '기부'의 형태를 통해 이뤄짐으로써 '헌혈 문화' 정착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부성 한국헌혈견협회 대표는 대학 병원이 거점 병원이 된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내비쳤다. 강 대표는 "연계 병원이 부족하다 보니 지방에 사는 헌혈견 보호자들은 먼 거리를 오고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건대와 헌혈견협회가 올해 잘 정착이 돼서 향후 각 지역으로 거점 병원이 생기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현재 협회에 등록된 헌혈견들은 약 70여 마리로 점점 많은 헌혈견들과 연계병원이 생겨난다면 앞으로 3~4년 안으로 공혈견들을 모두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헌혈견들이 지금은 다른 개에게 헌혈을 해줄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지만, 나이가 들어 아프게 됐을 때 믿고 찾아갈 수 있는 병원이 하나 더 생기게 된 것 같아 든든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헌혈견협회에 등록된 회원들은 건국대 동물병원에서 헌혈을 할 경우 Δ헌혈견 인증서 Δ헌혈견 명예의 전당 게시 Δ헌혈 전 무료 건강 검진 Δ3년 이상 헌혈에 참여했을 경우 본원 진료비 10% 할인 Δ헌혈견이 수혈 필요시 수혈비 면제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윤헌영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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