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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들 "ASF, 北 멧돼지보다 위험한 건 돼지에 주는 잔반과 가공품"
수의사들 "ASF, 北 멧돼지보다 위험한 건 돼지에 주는 잔반과 가공품"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9.06.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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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돼지 접촉보다 햄 등으로 전염될 확률 높아"
야생 멧돼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최근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ASF)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당국이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수의사들은 "북한에서 넘어오는 멧돼지보다 돼지에 주는 잔반과 오염된 가공품을 지닌 사람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돼지전문가인 김현섭 한국양돈수의사회장은 3일 "북한에서 발표한 지역이 우리나라 근처가 아니라 중국 접경이라 멧돼지가 곧바로 매개체가 돼 전염될 확률은 낮아 보인다"며 "다만 북한의 공식 발표가 처음이고 실제 더 많이 확산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바이러스의 특성이 생존력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이라며 "바이러스에 오염된 햄, 소시지 등 가공식품과 정부가 돼지 사료로 인정하고 있는 잔반으로 인해 ASF가 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한보다 가공품을 수입하는 중국, 베트남 등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ASF는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지만 사람으로 인해 돼지가 감염돼 폐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병에 걸린 돼지를 도축해 만든 햄이 음식물쓰레기에 포함돼 이를 돼지가 먹을 경우 ASF에 감염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전문가인 허주형 한국동물병원협회장도 멧돼지보다 ASF발생국을 방문했다가 입국하는 사람과 북한에서 넘어오는 사람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실제 멧돼지가 돼지열병의 주 감염원은 아니다"며 "다만 유럽 등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멧돼지가 ASF바이러스에 노출된 집돼지와 접촉하거나 혹은 집돼지에게 먹이는 음식 등을 공유하다보니 감염돼 죽어가는 동안 다른 돼지에 감염원을 옮겨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회장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ASF에 감염된 돼지를 살처분한 뒤 매장시키지 않고 가공해 시장에 내다팔면서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산 햄 등에서 ASF유전자가 검출되는 상황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베트남, 북한 등지에서 오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돼지고기 가공식품을 갖고 오거나 ASF전염지역에 머무르던 사람의 의류에 바이러스가 묻어있으면 돼지에게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소독하고 바이러스가 소멸될 때까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쪽에서 떠내려 오는 돼지 사체는 무조건 관계당국에 신고해야 한다"며 "아울러 이 같은 전염병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 등에 전문가를 배치해 언제든지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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