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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개들 한숨 돌렸지만…"보호소는 외면하고 임시보호 시급"
국회 앞 개들 한숨 돌렸지만…"보호소는 외면하고 임시보호 시급"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9.06.09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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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농장 개들 구조한 활동가들, 국회 앞에서 농성
"개 농장은 불법 안 되고 개 보호는 되나" 지적도
지난 7일 밤 개농장에서 구조한 개들이 머물고 있는 여의도 국회 앞 교통섬의 모습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다른 동물보호소는 외면해서 갈 곳이 없어요. 남아있는 상당수 개들이 해외 입양이 결정된 상태라 임시보호가 시급합니다."

양산 개농장에서 구조한 개들을 위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교통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직장인 신모씨의 말이다.

이날은 영등포구청이 도로법 위반으로 불법 견사 등을 자진 철거하라고 최종 시한으로 통지한 날이다. 신씨에 따르면 다행히 구청 공무원은 당장 강제로 철거하지는 않고 빠른 시일 내 철거할 것을 당부하고 떠났다.

교통섬에 64마리의 개들이 살게 된 것은 지난달 10일. 앞서 양산의 한 개농장 개들의 존재를 알게 된 한 독지가가 활동가들을 후원하면서 개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이 많은 개들을 보호해줄 보호소도, 입양해줄 입양자도 찾기 어려웠다.

고민 끝에 활동가들은 교통섬에서 텐트를 치고 "구조해도 갈 곳 없는 동물에게 사람의 난민 지위를 부여해 달라"고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동시에 사비를 털어가며 개들을 입양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덕분에 많은 개들이 입양을 갔고 현재는 20여 마리가 이곳에 남아있다.

개인 동물활동가들이 구조견과 함께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자체의 구호동물 보호시설 마련과 구조동물 난민지위 부여, 개도살 금지, 불법적 개농장 시설 전수조사 및 철거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19.5.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개들이 많이 줄어든 덕분에 한밤중에도 교통섬에서 시끄럽게 짖는 개들은 거의 없었다. 어떤 개들은 낯선 사람들을 봐도 짖지 않고 꼬리를 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모습을 불편해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교통섬을 지나가던 이모씨는 "나도 강아지를 키우는 애견인이지만 아무리 의미가 좋다고 해도 이를 전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며 "불법 개 농장을 철거하라면서 개 보호는 저렇게 불법을 저질러도 되나"고 반문했다.

결국 개들의 조속한 입양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 대부분은 해외 입양을 가기로 돼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입양을 가기 전 검역 통과를 위해 치료를 해야하는데 비용이 턱없이 부족하고 해외 이동봉사자 뿐 아니라 임시로 보호해줄 도움의 손길도 절실하다.

봉사자 신씨는 "현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카카오톡(#양산개농장) 등을 통해 개들을 입양보내고 있다"며 "환경이 많이 열악한데 조금만 관심을 갖고 도와주면 개들이 하루라도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밤 국회 앞 교통섬에서 입양 대기 중인 개들의 모습 © 뉴스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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