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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물림 사고 '입마개'로 해결될까…'아무나 못 팔고, 못 키우게 해야'
개 물림 사고 '입마개'로 해결될까…'아무나 못 팔고, 못 키우게 해야'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06.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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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공격성 있는 개' 만드는 환경 개선 돼야"
정부 '공격성 평가' 통해 입마개 착용 등 보호자 의무 강화
1m 목줄에 묶여 사는 한국의 시골개들 (사진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개 물림 사고는 개가 아니라 잘못 키우고 관리한 사람이 문제예요. 아무나 못 키우고, 못 팔게 해야 개 물림 사고도 유기동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데…."

서울에 사는 안지현씨(가명·36)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맹견에 속하지 않는 개라도 공격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입마개를 씌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에 마음이 불편하다.

'호빵이'(골든리트리버·27㎏)와 '보리'(푸들·4kg) 반려견 2마리를 키우고 있는 안씨는 개물림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개가 사람을 물었다'에만 초점을 맞춘 자극적인 언론 보도가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만 부추기고, 개에 대한 공포심만 불러일으킨다며 안타까워했다. 그 개가 살아온 환경이나 견주가 개를 키워온 방식 등 사고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규명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산책하러 나가면 개가 크든 작든 무조건 입마개를 왜 안 채웠냐 화내는 사람들도 있고, 그러다 경찰까지 부르는 경우도 봤다"며 "개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펫티켓도 잘 지키려 하고 조심하는 편이지만, 무작정 개를 혐오하고 반려견 키우는 사람이 죄인처럼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격성을 평가해 입마개를 채운다는데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할지 의문"이라며 "그보단 현재 맹견을 포함한 모든 개를 아무나 번식시켜 분양할 수 있고, 키울 수 있는 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 농식품부, '공격서 평가 기준' 마련 위한 연구 용역 의뢰

현행 규정에 따르면 맹견에 속하는 개는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테퍼드셔 테리어, 스테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로트바일러)와 그 잡종의 개로 외출 시 목줄과 입마개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이와 같은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맹견으로 분류되지 않은 개에 의한 물림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개의 '공격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따로 만들기 위해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기준이 마련되면 앞으로 '맹견'으로 분류되지 않아도 공격성이 높다고 판단된 개들은 입마개를 씌우도록 하거나 교육 의무 부과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중이다.

실제 지난달 초등학생이 맹견으로 분류되지 않은 말라뮤트에게 얼굴 등을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고, 광주에서는 한 공원에서 진돗개가 행인의 오른쪽 다리를 물어 견주와 함께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

◇전문가들…'공격성 있는 개' 만드는 환경도 개선돼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그동안 없던 '공격성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것엔 긍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이미 견주가 있는 개들에 대한 '관리'의 문제다. 앞으로 더 늘어날 개와 견주들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우선 크기나 종을 따져서 공격성을 판단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며 "만약 공격성 있는 개로 지정해 놓고 '중성화 수술'에 대한 아무런 계획, 정책 방향이 없다면 이는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관리대상견(맹견)관리 제도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최근 해외에서는 견종으로 맹견을 분류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점점 없어지는 추세다. 공격 성향을 판단해 '위험한 개'로 지정되면 중성화를 의무화하고 있다. 중성화를 하면 공격적인 행동 교정이 되는 효과뿐만 아니라, 관리 대상 개의 '무분별'하고 '불필요한 증식'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사람을 문 개에 대한 '처리'보다 '예방'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독일처럼 반려견을 키우기 위해 시험을 봐야 한다는 주장들도 있지만, 이는 국내 상위법과의 문제 등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다만 당장 실행은 못하더라도 작은 개든 큰 개든 상관없이 책임질 수 있는 사람만 기르도록 하고, '기본적인 사육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땐 법적인 책임을 무는 '방향성' 갖고 가는 것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교수는 이미 개를 키우고 있는 견주들, 앞으로 개를 분양할 업자들이 '개들의 사회화 훈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화 교육만 제대로 이뤄져도 개물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일단 사람을 문 적이 있는 개들은 입마개를 하고 산책을 나올 것이 아니라 사회화 훈련을 다시 해야 한다"며 "입마개는 임시 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가 사람을 무는 이유는 두려움(위험)을 느꼈을 때와 사냥본능"이라며 "하지만 사람 손에 자라 먹을 것이 많은 개들이 잡아먹기 위해 무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사회화 훈련'만 잘돼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화 훈련을 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두려움이 없는 2~3개월령의 강아지 때라고 했다. 그는 "동물병원에서 접종이 다 안 된 새끼들은 면역력이 약해 못 나가게 해 중요한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하지만 견주가 강아지를 품에 안고 깨끗한 곳으로 다니면서 외부 환경을 눈으로라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또 이 시기에 개를 분양하는 사람들은 사회화 훈련을 잘 시켜서 분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동현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장은 개물림 사고와 관련해 "사전적 의미의 맹견 외에도 공격성 있는 개들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 그 견주들에게 어떤 의무를 부과할지, 사후적으로는 개물림 사고가 났을 때 그 개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 필요하다면 어떻게 처벌할지 등 현행법상 이런 프로세스가 없어 현재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라며 "때문에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이러한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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