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8-24 21:08 (토)
[인터뷰]①'명품' 파는 그 남자, 어쩌다 캣대디-개아빠가 됐을까
[인터뷰]①'명품' 파는 그 남자, 어쩌다 캣대디-개아빠가 됐을까
  • (서울=뉴스1) 대담=서명훈 산업2부장 정리=최서윤·이승환 기자
  • 승인 2019.06.17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 독일서 만난 길고양이 인생 바꿔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가 반려견 해피와 산책을 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대담=서명훈 산업2부장 정리=최서윤·이승환 기자 = 매일같이 강아지를 데리고 중절모를 쓴 채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남자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캣맘', '캣대디'라고 말하지 못하지만 "나는 캣대디"라고 당당히 밝히는 사람. 최고급 명품을 판매하는 백화점의 수장인 김은수 대표다.

그는 최근 저서 '이유 있는 생명'을 발간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동물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강아지를 좋아했다. 하지만 동물복지와 유기동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미셸과 해피 덕분"이라며 "이들을 만난 경험으로 책까지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의 인생을 바꾼 존재는 다름 아닌 고양이와 강아지다. 미셸은 지난 2013년 김 대표가 독일 근무 중 만난 길고양이다. 해피는 용인시의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입양한 강아지다.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가 2013년 인연을 맺은 고양이 미셸의 모습. © 뉴스1

김 대표는 우연히 미셸에게 밥을 준 뒤 고양이의 매력을 알게 됐다. 매일같이 밥을 먹으면서도 가까이 다가오지 않고 도도한 모습이 강아지와 또 달랐던 것. 가족들 모두가 미셸을 좋아하게 됐지만 한국에 돌아가야 할 상황이 되자 끼니를 챙겨 줄 일이 걱정이 됐다. 영역동물이라 데려갈 수도 없었다. 고민 끝에 미셸의 주인을 찾기 위해 지역신문에 광고를 냈고 미셸을 책임져줄 사람도 만났다.

미셸에 대한 걱정을 덜고 국내 귀국 후 그는 '캣대디'가 됐다. 미셸과 같이 밥을 먹지 못하는 길고양이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길고양이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캣대디 활동이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그는 "처음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러 다닐 때 어떤 사람들이 시비를 건 적이 있다"며 "그래서 생각한 것이 중절모였고 강아지와 함께 다니니 그 뒤로 시비는 없었다. 길고양이 밥을 준다며 다짜고짜 화내는 사람들도 있어서 아직 캣맘, 캣대디라고 밝히는 일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시비가 걸리거나 길고양이가 쫓겨날 위기에 놓였을 때 상대를 설득했다. 길고양이 밥을 주면 주변이 지저분해지고 울음소리도 크며 개체 수도 늘어난다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실제 일부 캣맘은 정해진 급식소가 아닌 남의 집 앞이나 쓰레기장 입구 등에 밥을 주고 제대로 치우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최근엔 캣맘들 사이에서도 규칙을 세우고 정해진 급식소에서 밥을 주려는 자정 움직임도 있다.

그는 "왜 길고양이 밥을 주냐고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정해진 급식소에서 길고양이 밥을 주면 주변이 지저분해지지 않고 캣맘들이 포획해서 중성화수술을 하기 때문에 울음소리도 크지 않고 개체 수도 늘어나지 않는다"며 "특히 쥐가 사라진다고 설득하면 웬만한 분들은 이해하고 넘어간다"고 소통 방법을 귀띔했다.

김 대표가 길고양이 밥을 줄 때 동행하는 해피는 사람에게 버려졌지만 사람을 여전히 좋아하는 순둥이다. 그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는 "매일 아침마다 해피와 함께 10분만 산책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그날 하루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까지 생기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이렇게 예쁜데 버려지는 동물들이 많아서 생각하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캣대디가 된 이후 김 대표가 한 달에 강아지, 고양이를 위해 쓰는 식비만 해도 상당한 액수라고.

그는 "엥겔지수라고 생활비 중에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유기동물 후원금까지 하면 동물들을 위해 쓰는 금액이 상당하다"며 "하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내 작은 노력이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하기 때문"이라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인터뷰]②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 "반려동물에게서 역지사지 배웠죠"에 계속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가 14일 서울 영등포구 한화갤러리아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6.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