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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반려견, 이웃집 개에 물려 죽어…사체 버리는 견주 모습 포착
집 나간 반려견, 이웃집 개에 물려 죽어…사체 버리는 견주 모습 포착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06.25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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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잘못한 견주 책임" vs "사체 유기하고 모르쇠"
현행법상 개가 개를 물었을 때 형사처벌 어려워 주의


몰티즈 '하늘이'와 진돗개 자료 사진(이미지투데이). 진돗개는 해당 기사와 상관 없음.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자신이 키우던 개가 이웃집 반려견을 물어 죽이자 이를 풀밭에 던져버린 견주의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저희 반려견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는 한 남성이 작은 강아지를 들고 나오더니 풀밭으로 던져버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경남 밀양에 산다는 글쓴이 A씨에 따르면 가족같이 13년을 키운 반려견 '하늘이'(몰티즈·2.3㎏)는 집 청소를 하기 위해 현관문을 열어둔 사이 집을 나갔다.

한 시간 정도 뒤 하늘이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가족들은 온 동네를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뒷집에 사는 B씨가 봤을 것"이라는 제보를 받고 직접 찾아가 물어봤지만, B씨는 "개는 봤지만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찰 동행하에 CCTV를 확인한 A씨는 B씨가 하늘이를 버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B씨가 마당에서 기르던 진돗개 '화랑이'가 목줄이 풀려 하늘이를 물었고, 이후 B씨가 하늘이를 풀밭에 던지는 장면이 찍혔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뉴스1과 통화에서 "당시 하늘이는 숨이 붙어 있었는지 발버둥을 친 흔적이 옷과 발에 남아 있었다"며 "(진돗개 견주가) 당장 병원에라도 데려갔으면 살았을 텐데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한 것"이라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하늘이는 목에 A씨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목걸이를 찬 상태였다.

이어 "B씨는 오히려 '법대로 해라'라는 태도를 보여 보상은커녕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청소하느라 방심한 우리 잘못도 있지만 하늘이를 단지 동물이 아닌 둘째 딸처럼 키우신 어머니는 정신적 충격이 너무 큰 상태다. 더욱이 경찰은 '사체를 아무데나 유기한 것에 대한 과태료 이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하니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개가 개를 물어서 죽이는 것에 대한 형사 처벌은 어렵다. 민법상 '동물'은 '재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견주가 고의로 다른 개를 공격하도록 한 경우가 아니면 재물손괴 책임도 묻기 힘든 상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개가 자신의 개를 공격하는 것을 막다가 사람이 다친 경우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지난해 2월 광주광역시의 한 공원 산책로에서 셰퍼드 종의 개가 소형견을 물어죽이고 소형견 견주의 손가락에 상처를 입힌 사건에서도 셰퍼드 견주에게 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됐다. 또 경기 성남시에서는 펫숍에서 나오는 치와와를 물어죽인 진돗개의 견주가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과실치상)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박주연 동물권연구단체 피앤알(PNR) 공동대표 변호사는 "현행법상 개가 개를 문 행위에 대해 견주를 형사처벌 하는 조항은 없지만, 견주의 주의·관리의무 위반을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는 있다"며 "다만 피해견에 대한 관리 소홀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게 된 과실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그 과실비율에 따라 손해액이 감액(과실상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B씨의 가족들은 "우리는 A씨에게 사과를 했고, (A씨가)장례비용을 반씩 부담 하자고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이 커서 합의가 안된 상황"이라며 "A씨가 법대로 하겠다고 하니 우리도 '그럼 법대로 하자'고 말한 것이지 무조건 법대로 하라고 말하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집도 '화랑이'를 10년 넘게 애지중지 키웠는데 이번 일로 아버지도 마음의 상처를 받아 지인에게 줬다"며 "물론 이름표까지 했던 강아지를 버린 아버지의 행동은 잘못한 것이 맞지만, 집을 나가고 한 시간이 되도록 몰랐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기 때문에 A씨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3년간 가족처럼 기르던 하늘이. (사진 A씨 제공) © 뉴스1

2.3㎏의 작은 '하늘이' (사진 A씨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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