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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犬)] 구치소에 수감된 보호자…집안에 남겨졌던 고양이들
[가족의 발견(犬)] 구치소에 수감된 보호자…집안에 남겨졌던 고양이들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07.0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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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가 구치소에 수감되며 집에 남겨졌던 모델(왼쪽 위), 오뇨(왼쪽 아래), 포도(오른쪽)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지난 3월 16일 동물자유연대는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집 안에 고양이 12마리가 방치돼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보호자는 고양이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이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했다.

묘주의 지인은 그동안 급한 대로 사료와 물을 챙겨줘 왔지만, 여건상 더는 도와주기 힘든 상황이라며 동물자유연대에 도움을 청했다.

활동가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부터 고양이들의 배변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에 들어서자 낯선 사람의 방문에 고양이들은 숨을 곳을 찾아 도망치기 바빴다.

갑작스러운 외부인의 방문에 놀랐을 고양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화장실은 어디 있는지 밥은 채워져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꽁꽁 닫힌 문에 테이프 칠까지 돼 있던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

싱크대로 가서 털이 둥둥 떠 있는 그릇을 설거지하기 시작하자 한두 마리씩 머리를 빼꼼 내밀더니 고양이들이 조금씩 활동가 곁으로 다가왔다. 그중에는 목을 가누기 힘들어하는 고양이, 큰 소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고양이도 있었다.

냉장고 한쪽에는 고양이들을 아끼던 보호자의 마음을 보여주듯 빼곡하게 적힌 아이들의 정보가 붙어있었다. 급하게 써 내려간 듯한 편지에는12마리 고양이들의 이름부터 생년월일, 건강 상태까지 빼곡히 적혀있었다. 확인 결과 4살짜리 고양이 1마리를 제외한 고양이들은 모두 8살부터 13살까지 '노령묘'였다.

동물자유연대는 한 달여간 구청과 논의한 끝에 구청으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아 고양이들을 모두 구조하기로 했다. 설득이 길어지는 동안에도 활동가들은 보호자가 떠난 집을 외로이 지키고 있던 고양이들을 돌봤다.

영등포구청을 설득해 고양이 12마리를 모두 구조하게 됐다.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고양이들은 중성화 수술도 돼있었고, 치주염에 걸려 수술이 필요한 2마리를 제외하고 다행히 건강했다.

동물자유연대 묘사가 포화 상태여서 검진을 마친 고양이 12마리 중 9마리는 캣맘 협의체 '봉사하는우리들'이 운영하는 '경묘당'에서 보호받으며 입양 진행을 담당해 주기로 했다

동물자유연대 센터로 입소한 3마리에겐 각각 '포도' '오뇨' '모델'이란 이름을 지어줬다. 고양이들은 처음 접한 낯선 환경이 불편할 텐데도 빨리 적응했고, 사람도 정말 잘 따랐다.

조은희 동물자유연대 간사는 "나이에 비해 모두 건강한 편"이라며 "다만 '오뇨'는 난청이라 소리를 잘 듣지 못하고, '모델'이는 만성 기관지염이 있어 증상을 보이면 약을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어린 고양이들이 있는 가정 보다는 비슷한 또래의 고양이가 있는 가족, 또는 이 친구들만을 살뜰히 보살펴 줄 수 있는 가족이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성이 좋고 적응이 빠른 편이라 어느 가족을 만나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호자와 한순간에 떨어지게 된 세 고양이들이 다시 가족의 품에서 지낼 수 있기를. 평생 함께해 줄 가족을 기다린다.

'모델'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Δ이름: 모델
Δ성별: 암컷(중성화 완료)
Δ나이: 10살
Δ체중: 5㎏
Δ품종: 페르시안
Δ문의: 동물자유연대

'오뇨'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Δ이름: 오뇨
Δ성별: 수컷(중성화 완료)
Δ나이: 9살
Δ체중: 5㎏
Δ품종: 페르시안 믹스
Δ문의: 동물자유연대

'포도'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Δ이름: 포도
Δ성별: 암컷(중성화 완료)
Δ나이: 13살
Δ체중: 5㎏
Δ품종: 샴
Δ문의: 동물자유연대

◇'가족의 발견' 코너는 반려동물 사료기업 힐스펫뉴트리션코리아가 응원합니다. 힐스코리아는 가족을 만난 반려동물들의 행복한 새출발을 위해서 사료 등을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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