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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동물장묘업체…이름만 바꿔 계속 영업해도 '속수무책'
불법 동물장묘업체…이름만 바꿔 계속 영업해도 '속수무책'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07.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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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법…'무허가 시설' 강제 철거할 법적 근거 없어
적발시 벌금 500만원 불과…"재발 방지 위해선 처벌 강화해야"
장례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불법 동물장묘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불법 업체가 이름만 바꿔가며 영업을 계속해도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일부 언론을 통해 경기도 시흥의 한 불법 동물 장묘 업체가 '메모리얼 스톤'으로 사기행각을 벌여왔다는 전직 직원의 폭로가 공개됐다. 해고당한 전직 직원은 "다른 반려동물로 만든 스톤을 섞어서 보호자에게 주거나, 모양이 이쁘지 않은 스톤은 버렸다"고 증언했다. 메모리얼 스톤은 죽은 반려동물의 유골을 작은 보석처럼 만든 것이다.

해당 업체는 이미 개발제한구역에서 무허가 영업을 한 혐의로 이미 두 차례 검찰에 고발당해 폐쇄 명령까지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를 무시해도 지자체에서 강제조치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메모리얼스톤'은 반려동물의 유골을 융해하는 과정을 거쳐 냉각시켰을 때 만들어지는 것으로, 고온에서 녹이고 압축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100이라는 수치의 유골 양을 사용한다면 스톤으로 나오는 건 60%고, 40%는 공중 분해된다"며 "작은 유골들은 녹아서 없어져 국내에서 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기술자는 10명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얼 스톤을 바꿔치기한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해당 업체는 이름만 3~4번 바꾸며 불법 영업을 계속해 왔던 곳"이라며 "문제는 해당 업체가 여전히 영업 중이라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보호자들이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보내주기 위해 계속해서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 불법 동물장묘업체 소개해주는 '중개 업체'도 문제

가족 같은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보내주고 싶어 하는 보호자들이 늘면서 불법 동물장묘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앞서 2016년에는 견주가 참관하지 않을 경우 냉장고에 동물 사체를 쌓아놨다가 합동 화장을 하는 업체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 업체는 심지어 다른 동물의 유골을 보호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선 보호자들에게 가까운 동물장묘업체를 소개해주는 중개 업체 중 일부는 불법 업체까지 연결해 주고 있어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 B씨는 "보호자를 위해 대신 정식 등록된 장례식장 정보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착한 중개업체도 있지만, 그중에는 중개업체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지역별 지점을 가진 장묘업체인 것처럼 홍보하는 곳도 있다"며 "문제는 이들이 중개하는 곳 중엔 불법업체도 포함돼 있고 이로 인한 피해는 모두 보호자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동식 장례 차량의 경우 엄연한 동물보호법 위반이다. 하지만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이동식 장례차를 합법화하자고 요구하는 곳은 사실 장례차를 제조해 파는 업체인 경우가 많다"며 "이미 비싼 돈을 주고 차를 산 사람들은 사기를 당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반려동물 장례업체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동물장묘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등록을 위해선 소음·매연·분진 및 악취를 막을 수 있는 방지시설 설치 등의 시설기준을 갖춰야 하고, 폐쇄 회로 녹화 영상 30일간 보관, 보호자와 사전 합의한 방식대로 동물 사체를 처리한 후 보호자에게 동물장묘업 등록 번호, 동물의 종류 및 무게, 처리 일자 등을 기록한 서류를 제공해야 하는 등의 법적 준수 의무도 부과된다. 이러한 준수 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

이렇게 정식 등록된 반려동물장례업체는 현재 총 37곳.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불법으로 운영되는 업체도 십여 개에 이른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4월 25일부터 5월24일까지 지자체와 합동으로 실시한 반려동물 관련 영업자 특별점검에서 무등록 장묘업체로 적발된 3곳은 이전에도 불법 화장장을 운영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통해 정식 등록된 '동물장묘업체'를 확인할 수 있다. © 뉴스1

◇ 불법 영업하다 걸려도 벌금 500만원 불과, 처벌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불법 동물장묘업체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선 보호자들이 일차적으로 등록된 업체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현재 범칙금(500만원 이하 벌금)만 내면 그만인 처벌 규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성일 반려동물 장례식장 펫포레스트 총괄실장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보면 해당 업체의 등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합법 업체는 6개월에 1번씩 대기환경법에 따라 화장로 검사를 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에 불법적인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들은 미리 해당 업체에 장례 과정을 함께 참관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모든 장례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만약 반려동물이 아프거나 노령인 경우 미리 직접 업체를 가보고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서국화 동물권리를 연구하는 변호사 단체 피앤알(PNR) 공동대표는 업체에서 보호자들을 속이고 하는 이러한 행위들은 '사기'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변호사는 "유골을 바꿔치기 하는 등의 보호자를 속이는 행위는 엄연히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며 "만약 중개업체가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소개해줬다면 사기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동물보호법상 불법 동물장묘업체들이 영업을 계속 해도 강제적으로 시설을 폐쇄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건축법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철거 명령을 하고 있다"며 "이는 본래 법의 취지를 살릴 수 없는 것으로 관련법을 개정해 시설 폐쇄 등의 조치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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