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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전문가…야생동물 '백색목록 도입' 제안
학계·전문가…야생동물 '백색목록 도입' 제안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07.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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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방사·유기·유실시 생태계 교란 등 문제 심각"
지난 12일 열린 '야생생물 전시·판매 관리를 위한 국회토론회'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야생동물 전시금지·판매제한 필요성 및 관리방안을 논의하는 국회토론회에서 "일반 대중이 소유해도 안전한 야생동물 종을 지정해 이에 속하지 않는 동물의 전시나 판매는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환경부와 한정애·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의 주최로 열린 '야생생물 전시·판매 관리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야생동물이 탈출·방사·유기·유실되었을 때의 사회적 위험성을 고려해 '백색목록' 방식을 도입, 야생동물의 전시 및 판매를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에 학계, 전문가들이 같이 했다.

'백색목록'이란 개인이 소유·거래할 수 있는 종을 정하고 이외의 종은 모두 금지하는 것으로, 소유·거래 금지 종을 정하고 이외는 모두 허용하는 '흑색목록'과 반대 개념이다. 현재 유럽 14개국이 백색목록을 검토 중이이며 최근 검토하는 국가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의 경우 현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동물을 10종 50개체 이상 키우는 곳은 환경부에 '동물원'으로 시설을 등록하고 안전관리 등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10종 50개체 미만의 소규모로 운영하는 야생동물 카페, 동물원은 법망을 피해간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또 멸종위기 동물이 아닌 야생동물은 상업적 거래가 가능하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에 앞서 "현대 사회는 사람과 동물, 환경 이 모든 생태계의 건강성을 하나로 생각하는 '원헬스'(One-health)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더이상 내 생계를 위해 동물을 얼마든지 전시, 판매할 수 있는 시절은 지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이루다보니 야생동물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미흡한 점이 많다"며 "이젠 그런것들을 확실하게 정해서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에 맞게 우리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윤익준 부경대학교 연구교수는 야생동물 거래 및 전시의 문제점으로 Δ유기 및 생태계교란의 문제 Δ동물복지의 문제 Δ택배 거래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Δ전면적인 거래 및 전시의 금지 Δ비규제대상 또는 규제대상 야생동물 지정 Δ개별적 접근 방안(영업의 제한 등) 총 4개의 개선안을 함께 제시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마승애 동물행복연구소 공존 대표는 21년 동안 야생동물구조센터, 에버랜드 등 관련 업계에서 일해온 연구자로서 현장 사례를 위주로 설명했다. 마 대표는 "영세한 동물원의 경우 야생동물의 안전뿐만 아니라 사육사들의 안전도 위협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동물원에선 뱀이 안전문제에 있어 크게 방치돼 있다"며 "아나콘다, 비단구렁이 등의 경우 최대 3미터까지 자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우 독은 없어도 목을 조르기 때문에 최근 동물원에서 적용한 안전규정은 2인 1조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하지만 영세한 동물원은 그런 인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그제야 '우리가 키울 수 없다'고 하면 그 동물을 누가 받을 수 있겠느냐"며 "영세한 시설은 보통 동물병원의 수의사를 촉탁수의사로 계약하는데 동물병원 수의사는 야생동물의 경험이 많이 없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은 야생동물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들도 토론자로 참여해 "마치 모든 업자들이 동물을 돈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편향된 방향으로 몰고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효연 이색카페 대표는 "만약 법이 통과 돼서 모든 라쿤 카페가 문을 닫는다면 그 라쿤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차라리 라쿤카페를 반려동물 전시업처럼 특수업, 전시업으로 해서 엄격한 규제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개인 간의 거래를 완전히 금지해버리면 못 키우게 된 동물은 유기 아니면 안락사, 방생인데 그럼 오히려 동물복지에 맞지 않는다"며 "법을 섬세하게 만들어 업계가 안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대부분 상가 건물 내부에서 운영되는 야생동물 카페는 자연채광, 외기, 면적의 제약을 받는다"며 "또 땅을 파거나 굴을 만드는 행동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복합적 시설 제공이 본질적으로 어렵다"고 엄격한 규제의 의미가 없음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야생동물 카페'라는 자체가 동물과의 직접 접촉하는 것을 권장하는 산업 형태이기 때문에 동물의 은신처가 보호될 수 없다"며 "재미 위주의, 생태적 교육과는 상관없는 합사로 인해서 동물들끼리 서로 공격해서 폐사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탈출 행동을 보이는 것이 관찰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원 자료에서 2013부터 2017년 사이 북미에서 공식적으로 수입된 라쿤 개체 수는 267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로 수입된 후 번식된 개체들은 집계조차 안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선 야생 상태 라쿤 개체군에서 라쿤 회충의 유병률이 67~82%, 개체군에 따라 90% 정도까지 보고되고 있다"며 "국내로 수입된 개체들도 라쿤회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제자나 토론자 자격은 아니지만 박정윤 올리브 동물병원 원장의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저는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것도 찬성하는 것도 아닌 중립적 입장"이라며 "다만 제가 아는 분 중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반려동물로 파충류를 키우시는 분이 있다. 하지만 그분은 그 동물을 아무나 만져보도록 하지 않는다. 이것이 산업동물에 대한 차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이나 법률은 당장 지금 현실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버려지는 반려동물들처럼, 나중에 유기될 라쿤이나 코아티 등은 어떻게 할 것인지. 수십 년을 내다보는 법과 정책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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