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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식용곤충', 국내업체 반려동물 사료로 개발…사료시장 '지각변동'
뜨는 '식용곤충', 국내업체 반려동물 사료로 개발…사료시장 '지각변동'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07.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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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사료…밀웜 사용한 세계 최초 '처방식' 사료로 경쟁력 확보
개.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식용곤충의 의학적 효능이 속속 입증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가 세계 최초로 식용곤충을 활용한 사료를 개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처방식 사료여서 해외 브랜드가 독점하던 기능성 사료 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농촌진흥청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박준성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식용곤충 고소애(갈색거저리)가 수술 받은 암환자의 영양 상태 개선과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고소애는 2016년 3월 일반 식품원료로 인정돼 다양한 식품에 활용되고 있는 식용곤충이다. 영양 성분은 단백질 53%, 지방 31%, 탄수화물 9%로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 함량이 높다. 항치매, 항암활성, 항염증, 모발 촉진, 항비만, 항당뇨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졌다.

제일사료는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밀웜'을 주 단백질원으로 사용한 ‘벨릭서'(Velixer)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 동물병원 전용 처방식 제품이다. 독일 등에서 곤충으로 만든 반려동물 사료가 출시되긴 했지만 처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은 벨릭서가 처음이다. 이미 A/F(아토피질환처방식) 제품은 식이알레르기와 아토피 질환 개선에 임상적인 효능이 입증됐다.

연구에 참여한 강병택 충북대학교 수의대 교수는 "대부분의 음식 알레르기는 육류 단백질 섭취로 인해 발생한다"며 "곤충은 그런 점에서 육류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어 영양학적, 기능적으로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벨릭서 A/F사료는 알레르기성 피부질환 개선 임상실험에서 이미 그 효과가 입증됐다"며 "곤충으로 만든 최초의 처방식 사료라는 점에서 그동안 해외 주요 브랜드가 독점해 왔던 시장에 이젠 국내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식용곤충을 활용한 사료 개발이 한창이다. 네덜란드의 '프로틱스(Protix)'는 4500만달러(약531억)의 투자를 받아 곤충으로 물고기 사료를 만드는 공장을 설립했다. 전 세계적으로 어류 소비량이 늘면서 양식 어류에 들어가는 사료 개발 회사들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식용곤충은 음식물 찌꺼기 만으로 키울 수 있고 생산성, 영양학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바이오기업 '요라(YORA)'는 영국 최초로 곤충으로 만든 반려동물 사료를 출시했다. 요라의 주요 단백질원은 아메리카동애등에 유충으로 40%를 함유하고 있다. 여기에 영국산 귀리, 감자 등을 혼합해 영양가와 맛을 잡았다. 요라는 곤충으로 만든 반려동물 사료가 가축 사육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기여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용곤충'을 '작은가축'이라고 정의했다. 크기에 비해 담백질 함량이 높고 무기질 성분이 풍부해 주요 식량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식용곤충은 소, 돼지 등과 같은 가축에 비해 작은 토지에서 사육이 가능하다. 사육 기간이 짧아 사료나 물 소비량은 적지만, 번식력은 압도적으로 높다. 사육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 배출량이 적어 환경 오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곤충이 미래의 식량자원으로서 각광 받는 이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식용곤충 시장 규모는 2024년까지 7억1000만달러(약 8304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0년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공포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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