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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장, 비글견 실험업체 대표 겸직 '당신 생각은'…애견인들 '설전'
동물병원장, 비글견 실험업체 대표 겸직 '당신 생각은'…애견인들 '설전'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9.07.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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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성 로얄동물메디컬그룹 대표, 노터스 대표도 겸직
실험동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비글 종의 강아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유명 동물병원 대표가 비글견으로 동물실험을 하는 업체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것을 두고 애견인들 사이에서 '설전'이 오가고 있다. 우선 강아지와 고양이 등을 진료하는 대형 동물병원 대표가 동물복지와 반대되는 행위를 하는 업체 대표를 맡는 것이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동물실험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동물을 잘 아는 사람이 맡는 것이 낫다는 반박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5일 수의계에 따르면 정인성 로얄동물메디컬그룹 대표는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인 노터스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로얄동물메디컬그룹에는 로얄동물메디컬센터를 비롯해 동물메디컬센터W,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서울동물메디컬센터 등이 속해 있다.

노터스는 정 대표가 지난 2012년 한국동물의과학연구소란 이름으로 설립해 2016년에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노터스의 공동대표인 김도형 수의사는 한국동물의과학연구소장 출신이다.

정인성 로얄동물메디컬그룹 대표. 사진 로얄동물메디컬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노터스가 이미 수년째 동물실험을 하고 있었지만 최근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 수의대의 사역견 동물실험이 논란이 되면서 해당 견종인 비글이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인천국제공항에 탐지견으로 활동하던 비글견들이 한 대학 연구교수팀으로 보내진 뒤 동물실험에 이용됐고 처참한 몰골로 발견돼 공분을 산 바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구조 요청글이 올라와 20만명이 넘게 서명, 청와대가 사역견에 대한 동물시험 관리체계 및 불법실험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답변을 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또 애견인들이 늘어나면서 동물 중에서도 특히 개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탓도 있다. 대부분 실험견들이 산책 한번 못하고 평생 갇혀지내는 상황에서 업체가 상장까지 되면 더 많은 동물들이 희생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노터스는 국내 신약개발 요구가 커지면서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 250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40%, 24%씩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연구소를 경기 구리시에서 인천 송도로 확장 이전하면서 비글견을 250두까지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노터스 연구소 전경. 최근 인천 송도로 연구소를 확장 이전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와 관련해 한 수의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서 현재 진료를 하고 있는 수의사가 비글견으로 동물실험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아무리 주의한다고 해도 실험동물의 상당수는 희생당할 수밖에 없고, 개체수를 최소화해야 하는 마당에 이전보다 늘린다는 것은 윤리는 뒷전이고 매출에만 신경쓴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노터스 측은 타사와 달리 독성시험은 주로 쥐로 하고 있고 비글견은 유효성 평가를 한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바이오톡스텍이나 켐온의 경우 비글견으로 독성시험을 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비글견으로 독성시험을 한다고 홍보 중인 바이오톡스텍. © 뉴스1

노터스 관계자는 "사람의 건강 증진을 위해 동물실험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질병을 유발하거나 독성물질 주입은 대부분 소동물인 쥐로 하고 약물이 얼마나 빨리 흡수되는지 알아보는 유효성 평가를 비글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험 결과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MRI 등 장비를 사용하는데 동물병원과 연계해 전문가인 수의사들이 촬영하고 판독한다"며 "동물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윤리위원회도 꾸리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실적 보고도 한다. 인공 장기를 활용하거나 대체시험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글견과 실험용 쥐를 내세운 노터스 홈페이지 © 뉴스1

다만 실험이 끝난 동물에 대해서는 "의뢰한 제약업체 등의 소유라 임의대로 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업체가 부검을 의뢰하거나 안락사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어 입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반려동물의 행복을 강조하는 병원에서 반대적 행위를 하는 것은 분명 사회 정서에 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동물실험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동물실험윤리위원회에 따라 윤리적으로 실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전경 © 뉴스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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