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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운동, 반려동물까지 확산 "애국견·애국묘vs동물이 무슨 죄?"
日 불매운동, 반려동물까지 확산 "애국견·애국묘vs동물이 무슨 죄?"
  •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9.08.05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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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주·묘주들, 日 간식 바꾸며 불매운동 동참
"다른 간식 안 먹어. 시바견 산책할 수 있나" 우려도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일본 이나바(INABA) '챠오츄르'와 시바견(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강아지, 고양이가 먹던 일본 간식을 바꾸면서 애국견, 애국묘 대열에 동참했어요."

"고양이가 다른 건 먹지 않아요. 그리고 시바견까지 욕먹을까 걱정이네요. 동물이 무슨 죄인가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반려동물 업계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개나 고양이에게 일본 간식을 먹이지 말자는 의견과 동물들에게까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5일 강사모, 고양이라서 다행이야(고다) 등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반려동물 간식을 일본 제품에서 국산으로 바꾸려고 하니 추천해달라"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있다. 여기에는 다른 제품으로 바꾸겠다는 댓글이 수십개씩 달리기도 했다.

반려동물의 특성상 한번 먹이기 시작한 사료나 간식은 보호자들이 잘 바꾸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바뀐 사료나 간식을 먹고 탈이 나거나 피부병이 생기는 동물들이 있어서다. 심지어 제품이 바뀌면 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보호자들이 검증된 제품을 계속 먹이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지난달 불매운동이 시작된 초반에는 "반려동물이 예민해서 다른 것을 먹지 않으니 먹던 것을 먹여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국산 제품을 먹이겠다"는 의견이 많아지는 분위기다.

펫푸드 업계 관계자들도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사이트인 노노재팬에는 챠오츄르, 파쿠파쿠롤러, 먀우먀우, 금관농후 4개 제품을 일본 제품으로 규정하고 대체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수입펫푸드를 취급하는 A업체 관계자는 "판매 제품 중에 일본 제품의 비중이 크진 않다"며 "이 시국에 굳이 일본 제품을 팔 이유가 없다. 소비자들도 똑똑해져서 알아서 일본 제품이 아닌 다른 나라의 제품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사료, 간식을 제조 판매하는 국내 업체들은 내심 반기는 모양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일본 제품이 아닌 다른 나라 제품이나 브이랩, 리얼스틱, 조공 등 국산 제품을 검색하고 추천하고 있다.

국산펫푸드를 제조하는 B업체 관계자는 "동물들은 보호자들의 선택에 따라 사료와 간식을 먹는다"며 "이 기회에 소비자들이 국산 제품도 좋은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노재팬 사이트가 안내하고 있는 일본관련 반려동물 제품.(노노재팬 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반려동물의 먹거리까지 강요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온다. 챠오츄르의 경우 고양이들에게 인기가 높아 현대Hmall부터 인터파크, 롯데닷컴, G마켓, 옥션, 11번가, GS샵 등에서 계속 판매 중이다.

애묘인 C씨는 "고양이가 일본산 츄르를 좋아해서 다른 제품으로 대체할 수가 없다"며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들의 먹거리까지 강요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게다가 일본의 토종개 시바견이 산책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웃지 못 할 얘기도 들린다. 시바견이 부쩍 많이 버려지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실제 유튜브 채널 '시바견 곰이탱이여우'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시바견 등장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이에 운영자는 "저도 일본 정부의 외교적 문제와 역사 문제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화가 나는 한국인"이라며 "시바견은 일본에서 태생된 견종이지만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다. 다른 시바견 견주분들에게도 상처가 안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에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 관계자는 "일본 기업이지만 반려동물만 생각하면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정치적 이슈나 현안으로 인해 동물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외면 받는 것 같지만 함부로 얘기할 수도 없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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