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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공혈견 대신 헌혈견…"친구들 위해 헌혈해요"
[영상]공혈견 대신 헌혈견…"친구들 위해 헌혈해요"
  • (성남=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 승인 2019.08.18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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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을 마친 산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성남=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 100㎖의 헌혈을 마친 래브라도 리트리버 '산이'의 목에 노란 두건이 매어졌다. 다른 친구들을 위해 헌혈한 개들에 주어지는 훈장 같은 두건이다. 두건에는 '한국헌혈견협회'라고 적혀있었다.

지난 14일 성남 해마루동물병원에서는 산이의 헌혈이 있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로 45㎏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2살 산이는 피가 필요한 다른 친구들을 위해, 공혈견 친구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헌혈을 했다.

산이의 헌혈을 위해 6개월을 기다렸다는 보호자는 "같은 애견운동장을 다니던 산이 친구 보호자를 통해 헌혈견 제도를 알게 됐다"며 "일주일에 6일 수영을 할 만큼 건강한 아이라서 헌혈에 동참할 마음을 먹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겁이 많은 산이의 성격 탓에 헌혈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헌혈 전 사전 검사 단계에서 산이가 긴장한 탓에 검사용 채혈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본격적인 헌혈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씩씩하고 얌전하게 헌혈을 해냈다. 이날 산이는 100㎖의 피를 뽑았다. 중간에 피가 잘 나오지 않아 생각보다 적은 양을 헌혈하게 됐다. 사람과 달리 팔이 아닌 목으로 헌혈을 한 산이는 지혈을 위해 예쁜 분홍색 붕대를 목에 둘렀다.

헌혈을 마치고 목에 분홍 붕대를 감고 있는 산이가 간식을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산이의 견주는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헌혈을 하고 싶다"며 "산이처럼 덩치 큰 친구들이 좋은 취지의 헌혈을 많이 접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씩씩하게 헌혈을 마친 산이는 보상으로 좋아하는 간식을 먹으며 귀가했다.

이날 산이의 헌혈을 지켜보려 방문한 한국헌혈견협회 강부성 대표는 "피가 필요한 아픈 친구들한테 그동안 공혈견들이 수혈을 해줬었는데, 건강한 대형견들이 나서주면 공혈견들이 힘이 덜 들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에서 개들에 수혈되는 피의 90%는 한국동물혈액은행이라는 민간업체의 공혈견들을 통해 얻어지고 있다. 이곳의 공혈견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평생 다른 개들을 위해 피를 뽑히는 삶을 살고 있다. 이런 공혈견들을 위해서라도 전국의 대형 반려견들이 조금씩 헌혈을 해주면 좋겠다는 것이 강부성 대표의 생각이다.

강부성 대표는 헌혈하는 개들이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사람이든 강아지든 병원은 싫어한다. 그래서 일 년에 한 번만 하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며 "작은 희생으로 공혈견 친구들과 아픈 친구들을 도와 건강한 피를 줄 수 있다면 값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그 스트레스를 보상해줄 만한 고급 건강검진과 후원사들이 주는 애견용품, 사료들이 선물로 마련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헌혈을 할 수 있다는 건 우리 강아지가 건강하다는 방증이 되기도 한다"며 헌혈을 할 수 있는 개의 조건을 말해줬다. 헌혈하기 위해서는 반려견의 나이가 2살을 넘어야 하고 8살보다는 어려야 한다. 또한 몸무게는 30㎏를 넘어야 하고 복용하는 약이 없는 건강한 강아지여야 한다.

헌혈에 동참하고 싶은 반려견들의 보호자는 주변의 병원에 헌혈을 할 수 있는지 직접 물어보거나 한국헌혈견협회(https://cafe.naver.com/kcbda2017)에 가입해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영국에서는 펫블러드뱅크(Pet Blood Bank)라는 동물혈액은행을 2007년부터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영국은 이곳을 통해 건강한 반려견들이 피를 기부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이를 통해 영국의 모든 공혈견이 헌혈견으로 대체되고 있다.


헌혈을 하는 중인 산이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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