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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犬)] 사람들이 모두 떠난 재개발 지역에서 구조된 '탄이'
[가족의 발견(犬)] 사람들이 모두 떠난 재개발 지역에서 구조된 '탄이'
  •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승인 2019.09.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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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이' .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인천시 재개발이 확정돼 군데군데 빈집이 폐허로 남아 있던 한 동네. 대문이 잠겨 있던 집 사이로 여러마리의 개들이 갇힌듯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던 제보자는 2년 전 이곳의 개들을 발견했다고 했다.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지만 사유지라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 들어간다고 해도 남아 있던 개들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제보자는 비닐봉지에 사료를 넣어 던져주면서 개들을 구조해 줄 곳을 알아봤다. 하지만 도와준다는 곳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고,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흘러버렸다. 그러다 마침내 동물자유연대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2017년 3월 활동가들은 개들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대문은 잠겨 있지만 재개발 주택조합장의 허락을 받아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다.

문이 열리자 안에 쌓여있던 쓰레기들이 밖으로 새어 나왔다. 거미줄과 곰팡이, 개들의 배설물과 온 집 안을 뒤덮고 있던 먼지로 인해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다. 플래시를 비추지 않으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암흑이었다. 그 처참한 환경에서 개들은 살아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대문이 열리자 집안에 쌓여있던 쓰레기와 배설물들이 흘러 나왔고, 개의 유골도 발견됐다.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갑작스러운 인기척에 놀란 개들은 모두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혹시 몰라 포획장비를 넉넉히 챙겨갔지만 다행히 개들은 밖으로 나오기보단 집 안으로 들어가 구조를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렇게 구조된 개들은 총 7마리. 마당에 있던 큰 개의 유골로 봐선 대형견과 소형견을 함께 키우다 이사를 가면서 모두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됐다. 또 구조된 개들이 모두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보아 자체 번식을 한 것으로 짐작됐다.

빈집에 방치돼 있다 구조된 7마리의 개들.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탄이'도 그곳에서 구조된 강아지 중 하나다. 구조 당시 건강 검진 결과 심장사상충이 발견됐지만 현재는 치료를 받고 건강한 상태다.

2년 동안 사람과의 교감이 없어서 그런지 겁이 많고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동물자유연대 보호 시설에서 생활하는 동안 사회성이 많이 좋아져 지금은 다른 개들과도 잘 어울리고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지는 않는다고.

조은희 동물자유연대 간사는 "낯선 사람은 겁을 내 피하기도 하지만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면 다가와 쓰다듬는 손길을 받아들인다"며 "물거나 하는 공격성은 전혀 없지만 처음부터 만지려고 다가가기보단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나 개에게 많이 의지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집에 혼자 오랫동안 남겨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겁이 많은 성격이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 보단, 좋아하는 산책을 많이 시켜줄 수 있는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겁이 많은 '탄이'. 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Δ이름: 탄이
Δ성별: 수컷(중성화 예정)
Δ나이: 5개월 추정
Δ체중: 4㎏
Δ품종: 믹스견
Δ문의: 동물자유연대

◇'가족의 발견' 코너는 반려동물 사료기업 힐스펫뉴트리션코리아가 응원합니다. 힐스코리아는 가족을 만난 반려동물들의 행복한 새출발을 위해서 사료 등을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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