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1:28 (금)
"폐그물 걸린 물개 불쌍하다고 직접 구조 말고 신고하세요"
"폐그물 걸린 물개 불쌍하다고 직접 구조 말고 신고하세요"
  • (부산=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9.09.20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섣불리 동물 구조했다가는 오히려 스트레스 받아
롯데월드아쿠아리움, 바다생물 구조치료 등 활동
​폐그물에 걸려 앞다리를 다친 북방물개의 모습. 사진 롯데월드아쿠아리움 제공 © 뉴스1

(부산=뉴스1) 최서윤 기자 = "해변에서 폐그물에 걸린 물개와 같은 해양동물을 발견하면 불쌍하다고 직접 구조 말고 신고부터 해주세요."

정지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팀장은 지난 19일 부산 부경대 수산생물의학과 학생들에게 해양동물의 구조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들어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어려움에 처한 동물들을 보면 구조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문제는 동물의 습성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구조하려다 오히려 위험에 빠뜨린다는 점이다.

특히 큰바다사자, 점박이물범, 북방물개, 남방큰돌고래, 상괭이 등 보호대상 해양생물들의 경우 잘못 구조했다가는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점박이물범의 경우 바다에 사는 포유류지만 육지에 올라와 쉬는 시간을 갖는다. 새끼 물범이 어미와 잠시 떨어져 쉬고 있을 때 밖으로 잘못 나온 줄 알고 계속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등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헤엄치기 어려운 상태에서 억지로 바다로 보낼 경우 해양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거나 구조자가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폐그물에 걸려 해변에 올라온 물개를 발견했을 때도 함부로 다가가 손을 대서는 안 된다. 평소 사람들을 거의 볼 일이 없는 해양동물들은 낯선 생명체가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때문에 해양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전문기관에 먼저 연락을 해야 한다. 정말 긴급한 상황이라면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전화로 상황 설명을 하면서 매뉴얼에 따라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해양동물에 대한 보호관리가 강화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부상 또는 탈진으로 해안에 떠밀려와 좌초되거나 어구 등에 의해 엉켜 혼획되는 고래, 물개, 물범, 바다거북 등에 대한 구조·치료 기능이 강화돼 위기에 빠진 많은 동물들을 구할 수 있다.

만약 좌초·혼획된 고래 등을 발견하면 119나 해양긴급신고 번호인 112로 신고하면 된다. 또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052-270-0910)로 연락할 수 있다. 폐사한 해양동물도 신고 가능하다.

신고가 접수되면 해양경찰이나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같은 전문구조·치료기관이 출동해 구조하고 응급치료를 실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정지윤 팀장은 "롯데월드아쿠아리움의 경우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환경정화 활동과 교육을 하고 있다"며 "그뿐 아니라 해양생물전문구조치료기관으로 지정돼 좌초되거나 위기에 처한 해양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동물을 발견하면 직접 구조하지 말고 구조대에 꼭 연락해서 무사히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또한 평소 해양동물들이 폐그물에 걸리거나 플라스틱에 몸이 껴 떠밀려오는 일이 없도록 쓰레기를 잘 버리는 일부터 실천하면 소중한 바다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팀장이 19일 해양생물 구조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해피펫]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 해피펫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구독하시면 동물 건강, 교육 등 더 많은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
Tag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